베이징 왕푸징의 가톨릭 성당 앞에 펄럭이는 중국 국기[UCA뉴스 홈페이지 캡처]
UCA뉴스 “헤이룽장서 정부 승인 교리 안 따른 교회 신도 체포”
중국 공안당국이 기독교 마을 주민이 모인 곳을 급습, 국가기관이 승인한 신학 교리를 따르기를 거부하는 교회에 가입한 혐의로약 200명을 체포했다고 가톨릭 전문 매체 UCA뉴스가 5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종교 자유와 인권을 다루는 온라인 잡지 비터 윈터(Bitter Winter)의 보도를 인용, 중국 공안 150여명이 지난달 27일 헤이룽장(黑龍江)성 무단장(木丹江)시 샤오퇀촌 집회에 들이닥쳐 기독교 신자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사람들은 ‘솔라 피데'(Sola Fide, 오직 믿음으로라는 뜻의 라틴어) 네트워크의 일부인 가정교회 신자들이었다.
솔라 피데는 16세기 종교개혁 운동을 시작한 독일 신학자이자 종교 개혁가인 마르틴 루터가 가르친 기독교 신학 교리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루터는 ‘하나님의 의는 우리가 행한 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언적이고 창조적인 행위에 있다’고 주장했고, 이 교리는 대부분 개신교 교회에서 공유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삼자(三自) 애국교회’가 이 교리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를 ‘사랑에 의한 정의’로 대체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공안 급습으로 체포된 기독교인들은 대형 버스 3대와 승용차에 태워져 현장에서 쫓겨났지만, 이들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은 “범죄자를 체포할 때도 공안이 그렇게 많았던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중국 국가주석이 된 이후 종교 단체, 특히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종교 단체는 더 높은 수준의 박해를 받아왔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2018년 중국 공산당이 모든 종교 단체와 그 구성원을 정부에 등록하고 사전 허가 없이는 모든 활동을 금지하는 새로운 종교 업무 규정을 채택하면서 종교에 대한 탄압과 단속은 더 강화됐다는 것이다.
중국 헌법은 종교나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공식적으로는 무신론 국가인 중국은 인권 단체가 선정한 세계 최악의 종교 자유 침해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고 UCA뉴스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