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 가능성에 큰 의구심”
1970년대 미국 카메라·필름 시장 지배하기도
130여년 역사의 카메라·필름 제조사 이스트먼 코닥이 재무 상황을 이유로 회사의 존속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스스로 인정했다.
코닥은 1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회사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소개한 뒤 “이런 조건들이 계속기업으로서 코닥의 존속 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서류에 따르면 코닥은 12개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를 갖고 있지만 현재 조건대로 상환 기일이 됐을 때 부채를 상환할 약정된 자금 조달 방안이나 가용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코닥은 지난해 부채를 갚기 위해 퇴직연금 제도를 종료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닥은 또 올해 2분기에 적자로 돌아서며 순손실 2천600만달러(약 359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동기에 2천6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한 것이다.
매출은 작년 2분기 2억6천700만달러에서 2억6천300만달러(약 3천630억원)로 소폭 감소했다.
코닥은 그러면서도 관세로 인한 중대한 타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메라와 잉크, 필름 등 제품 상당수가 미국에서 제조되기 때문이란 것이다.
코닥의 설립자인 조지 이스트먼은 1888년 최초의 코닥 카메라를 25달러에 출시했다. 당시 사진 촬영은 전문기술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코닥은 “버튼만 누르면 나머지는 우리가 한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카메라를 대중화했다.
코닥은 카메라와 필름을 팔며 100여년간 번창했다. 1970년대에는 한때 미국에서 필름 시장의 90%, 카메라 시장의 85%를 차지했다.
하지만 1975년 이 회사가 개발한 새 기술이 스스로를 왕좌에서 끌어내렸다. 바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였다. 코닥은 디지털 기술의 부상에 잘 대처하지 못했고 2012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코닥은 지금도 영화업계 등 기업을 겨냥한 필름과 화학제품, 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코닥은 12일 CNN에 보낸 성명에서 만기 도래 전 약정된 대출의 상당 부분을 상환하고 나머지 부채는 조건을 수정하거나 연장 또는 차환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