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가 워낙에 혼탁하다 보니 어느 정치인이 백종원씨를 대통령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까지 해서 한 때 포털사이트 실검 상위에 백종원씨의 이름이 오르기 까지 했다고 한다.
몇 년 동안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왔지만 한번도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 본적이 없어서 그가 출연하는 “골목식당”이라는 프로 몇 편을 일부러 시청하고 연구해 보았다.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씨가 지역상권의 부흥을 꿈꾸며 식당마다 다니면서 자신의 경험으로 좋은 컨설팅을 해준다는 컨셉의 프로그램인데 참 많은 영감을 받는다.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머리 속에 맴 돌았던 생각은 이것이었다.
“잘 되는 식당”과 “부흥하는 교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그는 첫째로 저렴하지만 최고로 맛있는 음식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로 승부를 걸라고 한다.
주인이 주방을 종업원에게 맡기지 않는다. 맡기더라도 제일 중요한 곳으로 여기면서 늘 퀄리티 컨트롤을 한다. 게으르게 그냥 햇반 데워서 엎어 놓고 카레 부으면 손님들도 대번에 안다는 것이다. 더운 날 홀바닥에 계란판을 쌓아 놓고 샌드위치 만들거나, 위생장갑도 안쓰고 대충 얼음 덜어다가 음료 만들어 제공하면 그게 다 보인다는 것이다.
홀서빙에도 정성을 들인다. 안되는 식당은 불친절하게 음식 턱 던져놓고 알아서 해 먹으라고 하거나 손님을 계속 기다리게 한다. 최고의 서비스로 섬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서게 되면 손님을 더 이상 받지 말라고 한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손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둘째로 그는 인내를 요구한다. 그가 권하는 요리들과 경영의 방법은 1-2년을 내다보아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급하게 눈 앞의 이익만 따지며 음식의 양을 줄이거나 조금 장사가 잘 된다고 해서 가격을 올리는 업주들은 업계에서 퇴출당할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다. 고객들은 매의 눈으로 모든 것을 지켜 보며 단순히 배를 채우는데 만족하지 않고 최고의 식경험을 원하며 그들의 평가는 실시간으로 댓글에 올라오기 때문이다.
셋째로 그는 자신이 깨달은 요리와 경영의 비법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며 상생을 도모한다. 요식업의 전문가들은 자기들도 수십년 요리하면서 어렵게 깨달은 비법이기에 잘 알려주지 않는 것인데 그 비법들을 대방출하는 백종원씨의 너그러움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우리 교회는 어떤까? 외부 강사도 때론 모실 필요가 있고, 여러 부교역자들이 설교의 기회를 나누어 갖는 것도 좋지만, 담임 목사가 강단을 책임지고 맡아 최선을 다해 메시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또 여러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도들의 필요를 채우는 것도 좋지만 우리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고유한 사명을 찾아 꾸준히 연구하고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것은 예배/양육/봉사/선교의 순서로 이어지는 사역의 확장일 것이다.
물론, 일반 사업장에서 고객이 왕인 것처럼 교회에서도 성도가 헌금을 내고 예배에 참석하니 왕처럼 대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회가 성도들을 대하는 태도는 본당에서 선포된 설교 만큼이나 많은 메시지를 성도들에게 준다. 특히 처음 교회를 찾는 불신자들은 입구부터 마주치는 주차 봉사자들의 언행, 새가족 위원회의 태도, 친교팀의 배식, 동역모임의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메시지로 들린다. 그리고 다음 번에 다시 올지 말지를 결정하게 된다. 그 초신자(고객)가 우리 교회(식당)에 성도(단골손님)가 되지 않아도 좋지만, 그가 우리 때문에 아예 교회라는 곳을 둘러보지 않고 발을 끊어 버리게 된다면 한 영혼을 잃어버린 데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오게 될 것이다.
또 단시간에 신자들을 모아 채우려고 여러가지 이벤트로 이런 저런 매체에 이름을 내려 애쓰기보다는 본질에 집중하며 꾸준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모습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만 성공하려 하지 말고, 좋은 것들을 주변의 교회들과 나누면서 서로 상생하기 위해 애쓸 때, 그리고 주변의 교회들을 성공시킬 때, 우리 교회도 성공하게 된다는 원리이다. 꾸준히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부지런히 필요를 채우기 위해 애쓸 때 교회는 그 지역에 빛과 소금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