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심장 건강 위해 통곡물·과일·채소 등 많이 섭취해야”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정제 곡물·설탕·동물성·가공 식품 등이 적고 통곡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이 많은 양질의 식단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ASN)는 9일 하버드대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박사팀이 20여만 명에 대한 수십 년간의 추적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에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만큼이나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학술대회(Nutrition 2025)에서 발표하고 이는 건강에 좋은 고품질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심장을 보호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20여년 간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은 체중 조절,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같은 잠재적 건강 이점 때문에 권장돼 왔으나 이런 식단이 심장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보건 종사자 추적연구(1986~2016. 남성 4만3천430명)와 간호사 건강 연구(1986~2018. 여성 6만4천164명), 제2차 간호사 건강 연구(1991~2019. 여성 9만2천189명) 참가자들을 추적해 식습관과 심장 질환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을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에 포함된 식품의 질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분류하고, 1만여명에 대해 수백 가지 혈중 대사체를 측정해 식단의 질이 심장 질환 및 대사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통곡물, 과일, 채소, 견과류, 콩류 등의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건강에 좋은 고품질로, 감자와 정제 곡물의 탄수화물과 동물성 식품의 포화지방, 단백질은 저품질로 분류했다.
건강한 고품질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 그룹은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이 저품질 식단 그룹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탄수화물 식단이든 저지방 식단이든 상관없이 식단의 질이 높은 경우 심장 질환 발생 위험은 식단의 질이 낮은 경우에 비해 약 15% 낮았다.
연구팀은 앞으로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그리고 다른 대사 지표 같은 요소들이 식단의 질과 심장 건강 사이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 박사는 “건강하지 않은 저품질 식품으로 구성된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은 더 높은 심장 질환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며 “이 결과는 저탄수화물이나 저지방 식단에서 무엇을 먹는지가 식단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탄수화물 식단을 따르든 저지방 식단을 따르든 상관없이 통곡물, 최소 가공식품, 식물성 식품을 늘리고 정제 곡물, 설탕, 동물성 식품을 줄이면 관상동맥 심장 질환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Nutrition 2025, Zhiyuan Wu et al., ‘Low-Carbohydrate and Low-Fat Diets, Objective Biomarker Indices, and Coronary Heart Disease in US Men and Women’, https://cdmcd.co/nR6WQ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