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탓만 가득” 비판…”대담한 비전 보여줘” 일부 호평도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첫 의회 연설에 대해 현지 주요 언론들은 대체로 지지층 결집에만 주력한 당파적 연설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장시간 연설의 상당 부분이 자화자찬 혹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민주당 탓으로 채워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AP 통신은 “대통령의 의회 연설은 보통 국력을 기르기 위한 통합을 요청하는 시간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달랐다”며 “대선 승리에 대한 자축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으로 채워진 이날 그의 연설은 집요하게 당파적이었다”고 분석했다.
CNN 방송은 1시간 40분에 가까운 이날 연설은 1964년 이후 가장 길었다고 소개하며 “또한 가장 당파적이고, 가장 통합과 거리가 먼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는 출마할 수 없음에도 양극화의 틈을 좁히려 시도하기보다는 ‘영구적인 선거 모드’를 강조했다”고 해설했다.
CNN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12차례나 바이든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며 “모든 대통령은 전임자로부터 장애물을 물려받게 마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바이든 탓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들도 실시간 좌담 형식의 온라인 기사를 통해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칼럼니스트 제이슨 윌릭은 “매우 분열적인 연설이지만 정치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법안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트럼프식 ‘행정명령 정치’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E.J.디온은 “만약 앞으로 4년간 불황이 이어지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때문’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의 논설위원 데이비드 파이어스톤 역시 칼럼에서 “왜곡과 가짜 정보, 노골적인 거짓말이 넘친 대통령의 연설은 근 수십 년 사이 가장 냉담한 야당의 반응을 끌어냈다”며 “이런 연설에 저항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평론가 더그 쇼언의 입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한 비전과 민주당의 대안 부재를 잘 보여준 연설”이었다며 “대통령은 의회와 전 세계에 미국의 개혁과 아메리칸드림의 부활이라는 목표를 명확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쇼언은 바이든 정부에서 물가가 20% 가까지 올랐으며 지난해 달걀 가격이 37% 올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듭된 ‘바이든 탓’에 근거가 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유독 중국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석도 있었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당 의원 다수가 미국의 최대 위협이 중국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며 “펜타닐 유입 단속을 언급할 때조차 중국이 아닌 멕시코와 캐나다에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재임기와 달리 2기 행정부에서는 관세 부과를 제외하면 초기 정책 우선순위에서 중국이 제외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