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골든벨’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제가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기억하는 것은 마지막 남은 학생이 마지막 문제를 풀어 골든벨을 울리는 순간 보다 학교의 명예를 걸고 마지막까지 문제를 풀던 최후의 도전자가 골든벨을 울리지 못 때, 친구들이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하는 장면입니다.
“괜찮아!” 아주 짧은 말이지만 이 말 속에는 ‘그 정도면 아주 잘 했어.’ ‘넌 최선을 다했음을 우리는 잘 알어.’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 일이 네게 큰 유익이 될거야’ 등 많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말이 하나님께서 저에게 가장 많이 해 주셨던 말씀이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어느 초등학교 교사가 쓴 감동적인 시 한편이 있습니다.
수업이 끝났다.
그 아이는 떨리는 입술로 내 책상 앞에 왔다.
“선생님. 새 종이가 있나요? 이번 건 망쳤어요”
나는 온통 얼룩진 종이를 받고 깨끗한 새 종이를 주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지친 마음을 향해 속삭였다.
“애야, 이번엔 더 잘해 보렴”
하루가 끝났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보좌 앞에 갔다.
“주님, 새 날이 있나요? 오늘은 망쳤어요”
주님은 온통 얼룩진 내 날을 받고 깨끗한 새 날을 주셨다.
그리고 나의 지친 마음을 향해 속삭이셨다.
“얘야, 잘 하지 못해도 괜찮단다! 이번엔 더 즐겁게, 기쁘게 해보렴”
예수님께서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자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기도는 저와 여러분을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무너지고 실패하지만 새롭게 되는 은혜를 누리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데반이 순교할 때, 예수님과 똑같은 기도를 하였습니다.
“하나님이여 저들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도 “아버지여 나를 미워하는 아무개의 죄를 사하여 주옵소서” “나에게 손해를 끼친 아무개를 사하여 주옵소서” 기도하며 살아야 합니다.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탈옥수인 신창원이 국민학교 5학년 때 지독히 가난했었는데 어머니 마저 간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는 도박과 술에 빠져 지냈고 새 어머니로부터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국민학교 5학년 때 선생으로부터 “XX야, 돈 안 가져왔는데 뭐하러 학교 와. 빨리 꺼져.” 라는 말을 듣고 교실에서 쫓겨났습니다. 당시는 국민학교에 매월 월사금이라고 수업료를 가져가야 했습니다.
신창원은 ‘그때 내 마음 속에서 악마가 태어났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런데 제게도 같은 일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용서와 사랑에 대하여 설교 준비를 하다가, ‘나는 내게 상처를 주었던 사람을 다 용서하였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용서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였는데, 의외의 사람이 생각났습니다.
국민학교 1학년 때의 담임선생님이었습니다.
당시 저의 집 형편이 어려웠는지 매월 학교에 가져가야 할 월사금을 가져가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선생님이 월사금을 내지 못한 아이를 교탁으로 불러내셨는데, 제 이름을 부르셔서 나갔더니 긴 줄자로 ‘돈 가져와’하며 제 머리를 여러번 때렸던 기억이 났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 순간 선생님 앞에 나가 긴 자로 머리를 맞는 순간의 두려움과 수치스러움,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느껴졌습니다.
“주님 그 선생님이 모르셔서 그러셨을 것이니 용서해 주옵소서.” 고백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나 그 고백을 하는 순간 제 안에 무거운 짐이 벗겨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나님 내게 돈과 건강이 필요해요” 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은 말씀합니다.
“아니다. 네게 용서가 필요하다. 용서는 네게 치료하는 능력이 되어 줄 것이다”
“하나님 내게 친구가 필요해요” 라고 기도하면 하나님을 말씀하십니다.
“아니다. 네게 진정 필요한 것은 현재 친구를 용서하는 것이다”
오늘도 “괜찮아! 다시 시작해 보렴” 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