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수요
골드만삭스는 올해 20% 폭등한 미국 집값이 내년까지 16% 더 오를 것이며 2023년에는 6.2%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 상승의 전망 근거는 공급부족으로 2006년 부동산 호황기에는 주택이 연간 227만 가구가 공급됐지만, 2009년~2019년까지 공급은 연간 50만~120만 가구로 절대 공급 규모 자체가 줄었다.
리먼쇼크로 인해 집값이 폭락하는 것을 경험한 탓에 건설사들이 주택건설에 소극적이었고 건설업체들이 수요가 많고 이윤이 높은 고가 주택 공급을 늘리는 대신 시장 불확성이 큰 저가 주택의 공급을 줄인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과 올해 집값 폭등기에도 인력부족, 자재난, 토지부족 등으로 충분한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지난 10년간 400만~600만가구 정도 덜 공급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신규 주택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를 경험하면서 넓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경제가 급격히 회복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지만 이에 반해 소폭 상승이나 하락을 전망한 곳도 있다. 부동산 데이터 회사인 코어로직은 같은 기간 미국 주택가격이 2.2%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모기지 은행 연합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말에는 2.5% 하락으로 마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오름세를 지속하다가 하반기로 갈수록 하락한다는 전망이다. 근거는 금리이다. 모기지은행연합회는 30년 평균 고정 모기지 금리가 2022년 3분기까지 3.7%, 2022년 말에는 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현재 3.09%보다 1%포인트 높은 것으로 패니매의 2022년 말 예측 금리(3.4%)보다 훨씬 높다. 금리인상에도 소폭 하락으로 전망한 이유도 공급부족이다. 집값이 30% 내린 리먼쇼크때처럼 집값이 폭락하려면 급격한 금리인상과 함께 공급과잉이 겹쳐야 한다.
한편 인사이더는 미국 주택시장은 여전히 판매자 중심 시장이며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우징 와이어(Housing Wire)의 로건 모타샤미 수석 애널리스트는 “5월 평균 주택 매물이 시장에 머무는 기간은 17일”이라며 “현재의 판매자 시장이 구매자 시장으로 전환되려면 ‘For Sale’ 간판을 붙인 매물이 최소 30일간은 시장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더가 인터뷰한 경제학자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높은 수요를 유지할 것이지만 주택건설이 이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올해 남은 기간과 2022년까지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모타샤미 애널리스트는 “2022년에 가격 상승이 냉각되고 공급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학적 수치는 전망을 복잡하게 한다는 것이 모타샤미의 지적이다.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주택 첫 구매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레니얼 수요가 부족하다면 더 큰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 팬데믹 기간 주택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밀레니얼 세대 중 주택 구입 여력을 가진 숫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밴드 후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구매자들에게 주택구입은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많은 경제학자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전국적인 주택난의 심각성이 정부의 관심을 끌면서 연방과 주정부 차원의 주택 건설 지원 정책이 나오고 있다.
NAR의 주택 및 상업 연구 책임자인 게이 코로라톤은 인사이더에 “연방 및 주 정책 입안자들은 수년 간의 문제와 그것이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며 “이러한 인식이 건축업자를 지원하고 공급을 늘리기 위한 자금 조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