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출전…”정말 큰 영광이자 큰 명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강팀 멕시코를 상대로 호쾌한 동점포를 터뜨리고 공격의 혈을 뚫은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이 본 궤도에 오른 컨디션으로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손흥민은 9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가 끝난 뒤 “지난해에 비해서 올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 아팠던 부분도 많이 회복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내가 할 수 있는 원래의 컨디션”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에 투입됐고, 0-1로 끌려가던 후반 20분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터치 라인 부근에서 김문환(대전)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자 오현규(헹크)가 머리로 떨궈 놓은 공을 왼쪽 페널티 지역으로 쇄도해 들어온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 상단을 흔들었다.
머리 쪽으로 날아온 공이 굉장히 강하고 빨라 골키퍼가 차마 손쓸 수 없는 정도로 속 시원한 동점포였다.
손흥민은 “좋은 컨디션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내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료들의 노력과 희생도 조명했다.
그는 “내 활약보다는 이번에 팀원이 원정으로 나와서 고생하고,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이 친구들, 동료들이 더 관심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손흥민의 동점포로 막힌 혈이 뚫린 한국은 후반 30분 오현규의 추가골을 계기로 역전승을 노렸으나 경기 종료 직전 멕시코에 한 골 더 실점해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통한의 실점으로 눈앞에 뒀던 승리를 놓친 데 대해 손흥민은 교훈을 얻었다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강팀과 맞붙는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고,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경기였다”고 돌아보며 “이런 강팀을 상대로 2-1로 앞서 나가는 경기를 한다면 누가 실수해도 팀으로 다같이 커버하면서 승리를 가져오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대표팀에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쉽지만,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에서 좋은 교훈을 얻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36번째 A매치에 나선 손흥민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 홍명보 현 감독과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공동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많은 코치님들, 동료와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단 한 번도, 단 한순간도 (출전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정말 큰 영광이고 큰 명예라고 생각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많은 분이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고 진심으로 격려해 주셨기 때문에 어려울 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다”는 손흥민은 “토트넘(잉글랜드) 마지막 경기에서 얘기했듯이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항상 좋은 컨디션에서 많은 팬분께 즐거움과 행복을 드리는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손흥민은 팬을 향해서 “이제 정말 월드컵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사랑과 선수들에 대한 격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사랑으로 응원해주시면 항상 큰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인사드리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