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마리에 5원꼴…”‘모기 키우기’ 부작용 가능성”
필리핀에서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인 뎅기열 환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모기를 잡아 오면 현상금을 주는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20일 AP 통신에 따르면 2월 초 기준 필리핀 내 뎅기열 감염 사례는 2만8천234건에 달했다고 필리핀 보건부가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0% 증가한 것이다.
마닐라 인근 케손시티의 경우 1천769명의 환자가 발생, 10명이 숨지자 지난주 뎅기열 발병사태를 선언하는 등 최근 9개 주요 지방자치단체에서 뎅기열 환자가 급증했다.
이처럼 뎅기열 환자가 늘자 마닐라 인근 만달루용시의 애디션 힐스 지역은 살았든 죽었든 모기를 잡아 오면 5마리당 1페소(약 25원)를 주는 캠페인을 최근 시작했다.
이에 양동이, 컵 등 갖가지 용기에 모기를 담아서 들고 와 현상금을 받으려는 주민들이 마을회관 앞에 줄을 섰다.
45마리의 모기 유충을 잡은 물 주전자를 내고 9페소(약 224원)를 받은 미겔 라박(64)은 AP에 “이 돈은 큰 도움이 된다. 커피를 살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10만 명 이상이 사는 이 지역은 뎅기열 퇴치를 위해 수로 등지를 청소하고 위생 캠페인을 실시했지만, 올해 뎅기열 감염이 42건으로 늘고 어린 학생 2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모기 현상금 작전을 시작한 마을 지도자 칼리토 세날은 “경보가 울렸다”면서 “나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캠페인 때문에 생계가 절박한 사람들이 모기를 키우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중보건 전문가 앤서니 리치온은 모든 뎅기열 방지 정책을 환영하지만, 모기 현상금 캠페인은 효과가 “거의 또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AFP 통신에 말했다.
필리핀 보건부 대변인인 앨버트 도밍고 박사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지역 사회가 임시 조치를 취하기 전에 보건 당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밍고 박사는 “빨리 우리 주변을 청소하고 고인 물이 모일 수 있는 모든 지역을 갈아엎을수록 뎅기열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방충제와 긴소매 옷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