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50여년간 실시된 ‘수면 부족-정서’ 연구 154건 분석
수면 부족은 단순히 신체적 피로감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 기능을 떨어뜨리고 긍정적인 기분을 감소시키며 불안 증상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몬태나주립대 카라 팔머 박사팀은 22일 미국심리학회(APA) 학술지 ‘심리학회보'(Psychological Bulletin)에서 지난 50여년간 실시된 수면 부족과 감정에 관한 실험과 연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검토,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과거 50여년에 걸쳐 전 세계에서 5천715명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연구 154건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 연구는 참가자들이 하루 이상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고 그 영향을 측정하는 실험들이다.
실험에서 수면 조작은 참가자들을 장시간 깨어 있게 하기(장시간 각성), 일반적 수면 시간보다 짧게 재우기(수면 시간 단축), 밤새 주기적으로 깨우기(야간 각성) 등의 방법을 사용했다.
각 연구에서는 이런 수면 조작 후 참가자의 기분, 정서적 자극에 대한 반응, 우울증 및 불안 증상 등 감정과 관련된 변수 하나 이상을 측정했다.
팔머 박사는 “수면 부족이 심각한 사회에서 수면 부족이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양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심리적 건강 증진에 매우 중요하다”며 “이 연구는 지금까지의 수면·감정에 관한 실험 연구를 가장 포괄적으로 종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 결과 3가지 유형의 수면 조작 모두 참가자들의 기쁨, 행복, 만족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감소시키고, 빠른 심박수와 걱정 증가 같은 불안 증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평소보다 한두 시간 늦게 잠자리에 들거나 수면 시간이 평소보다 한두 시간만 줄어들어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면 부족은 불안 증상을 증가시키고 정서적 자극에 대한 각성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수면 부족으로 인한 우울 증상은 슬픔, 걱정, 스트레스 같은 다른 부정적 감정들과 마찬가지로 심하지 않고 일관성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팔머 박사는 “성인의 30% 이상, 청소년의 최대 90%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연구는 장시간 각성, 수면시간 단축, 야간 각성 등 수면 부족이 정서적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수면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이 연구는 개인과 공중 보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응급구조대원, 조종사, 트럭 운전사 등 수면 부족에 취약한 산업과 분야에서 수면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개발,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sychological Bulletin, Cara Palmer et al., ‘Sleep Loss and Emot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ver Fifty Years of Experimental Research’, https://www.apa.org/pubs/journals/releases/bul-bul000041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