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날은 어그러지기 일쑤다. 완벽하지 않은 하루에 우리는 실망하기도, 언짢아하기도 한다. 가수 김창완은 그러나 보통날의 불완전함이 실망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손으로 그린 수십 개의 동그라미 중 두어개만 그럴듯한 것처럼, 일상은 어그러지기 마련이라고. "그저 다 찌그러진 동그라미들입니다, 우리의 일상도." 김창완의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는 매일 만들어지는 졸작도 그 자체로 아름답다는 그의 인생철학이 녹아있다. <aside class="article-ad-box aside-article11"> <div class="area01"> 그저 그런 날이라며 팽개쳐진 보통날들도 돌이켜보면 소중하다는, 어찌 보면 상투적인 메시지지만 김창완의 언어가 섞여 온기가 더해졌다. 책은 김창완이 23년을 함께 한 SBS 라디오 파워FM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청취자들에게 답한 편지와 매일 아침 직접 쓴 오프닝 멘트를 담고 있다. "'아침창'(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을 안 하는 제가 감히 떠오르지 않더라"고 할 만큼 삶의 일부였던 라디오 방송 진행을 마치며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을 책에 실었다. <div class="comp-box photo-group"> 그간 그가 띄운 수많은 편지 중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라는 제목의 배경이 된 편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직장 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청취자의 고민에 그는 "동그라미를 여백이 되는 대로 그려보겠다"며 47개의 동그라미를 그리더니, "두 개의 동그라미만 그럴듯하다. 회사생활이란 것도 47일 근무 중에 이틀이 동그라면 동그란 것"이라고 위로한다. "너무 매일 매일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위에 그린 동그라미를 네모라고 하겠습니까 세모라고 하겠습니까?" 책에는 어제의 일에 연연하지 않고 담담하게 다음을 향해 나아가는 아티스트 김창완의 자세도 담겨있다. 어제의 슬픔을 '뭐, 별거냐?'하고 대수롭지 않게 털어버리고, 오늘의 자전거 바퀴를 힘차게 굴리는 삶의 태도가 돋보인다. 김창완은 1977년 산울림으로 데뷔해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이며 그만의 발자취를 남겼다. 대표곡은 '아니 벌써',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이 있다. </div> </div> </a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