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가브리엘 올리베이라 교수 경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 강화와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프로그램 축소가 미국 교육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민 단속 강화로 인해 이민자 자녀들이 언어·문화적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학업과 정서 발달 모두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의 가브리엘 올리베이라(사진) 교수는 지난 24일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주최한 전국 언론 브리핑에서 “현재의 이민정책 긴장은 이민자 가정에 ‘단절감(multiple disruptions)’을 심어준다”며 “공포를 통한 억제(deterrence)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이민을 줄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경고했다.
올리베이라 교수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하며, 반이민 정책의 비인도적 결과를 비판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LA의 명문 여고생 노리 손타이 라모스(18)는 어머니 에스텔라 라모스 바탄(45)과 함께 지난 7월 과테말라로 추방됐다. 바탄은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뒤 복용 중이던 간질환 치료약을 압류당했고, 추방 후 약을 제때 구하지 못해 두 달 만에 간경화로 사망했다.
이 모녀는 2016년 현지 갱단의 살해 위협을 피해 미국에 입국해 난민 지위를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항소 절차 중 LA 이민국을 방문했다가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리베이라 교수는 “미국의 이민정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며 “모든 정책은 아이들의 웰빙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이 겪는 불안과 상처를 이해하지 못하면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며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는 곳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이민 경험 속에서 겪는 트라우마와 정체성의 변화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사와 학교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회문제에 대해 열린 대화를 나누어야 하며, “교육은 단순히 성적이나 직업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중과 도덕, 공동체 의식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올리베이라 교수는 다문화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의 문화를 직접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차원의 DEI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있으며, 일부 주정부는 대학 및 공립학교 내 DEI 부서를 폐지하거나 관련 과목 개설을 제한하고 있다.
플로리다·텍사스·아이오와 등 공화당 주도 주에서는 DEI를 “정치적 편향” 또는 “역차별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폐지를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올리베이라 교수는 “DEI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실제적 기반”이라며 “이 제도의 약화는 학교를 닫힌 공간으로 만들고, 소수 학생과 이민자 자녀를 주변으로 밀어내 교육의 포용성과 사회적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저서 『Now We Are Here: Family Migration, Children’s Education, and Dreams for a Better Life』(옥스포드대 출판)을 인용하며 “이민자 가족에게 교육은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사랑의 행위”라고 정의했다.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을 통해 희생의 의미를 찾고,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세대를 잇는 희망을 세운다”며 “정책도 그 사랑의 언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브리엘 올리베이라 교수는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조르제 파울루 레만 석좌교수로, 젠더·인류학·교육학을 아우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Now We Are Here』 외에도 『국경을 넘는 모성』(뉴욕대 출판)이 있으며, 이 작품으로 펜실베이니아대 민족지학포럼의 에릭슨-혼버거상과 미국인류학회 교육위원회의 ‘올해의 책’ 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