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텃밭 선거 패배하고 선거구 조정도 부결…곳곳서 ‘이상신호’
공화, 트럼프 강경 노선에 중도층 이탈 우려?…조기 레임덕 올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정치적 장악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최근 공화당 텃밭 지역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후보가 패배하거나 선거구 조정 시도가 불발되는 등 이상 신호가 잇달아 나오면서다.
후반기 국정 운영을 좌우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高)물가 비판 여론 속에 대통령직 수행 지지율까지 하락하면서 공화당 진영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치러진 마이애미 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아일린 히긴스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 지지한 공화당 에밀리오 곤살레스 후보에 19%포인트 차이로 대승을 거뒀다.
마이애미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 민주당 출신 시장이 나온 것은 약 30년 만이다.
마이애미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사저가 있는 팜비치를 아우르는 남부 플로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안방’과도 같은 곳인데, 이곳에서 공화당 후보가 패배하는 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민주당은 같은 날 치러진 조지아주 주 하원 보궐선거(121선거구)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해당 지역구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12%포인트 차로 승리했던 곳이다.
민주당은 잇단 승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내년 중간선거에서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지난달의 뉴욕시장,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 참패에 이어 이번 패배까지 맞물리면서 당장 중간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디애나주 선거구 조정이 무산된 것도 이런 우려를 더하고 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인디애나주 주 상원은 11일 공화당에 유리한 연방 하원 선거구 조정안을 찬성 19표, 반대 31표로 부결시켰다. 공화당 의원 21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인디애나주 역시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다. 직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해리스 후보를 19%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이번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과 손잡은 공화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 및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인위적 선거구 조정)을 했을 때 닥칠 정치적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구 조정을 강하게 밀어붙였음에도 공화당에서 대규모 반란표가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약화한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여론 조사상 지지율도 고전하고 있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4∼8일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0%P)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용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31%에 그쳤다. 지난 3월 조사 때의 40%에서 상당한 하락 폭을 보인 것이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높아진 것이 지지율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 상황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신의 관세 정책과 물가 상승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지표들을 보면 유권자들은 주거비, 식료품비 등 생활물가 상승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도 책임을 묻는 모습이다.
공화당 내 트럼프 대통령의 장악력이 약해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이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것이란 진영 내 위기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의 3선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내년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