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명은 범죄자가 아닌 이웃이자 가족”
조지아 한인 사회를 대표해 사라 박 한미연합회 회장이 현대·LG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에 대해 강력한 우려와 항의의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조지아는 현대·LG 공장의 76억 달러 투자와 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일자리 창출을 환영했지만, 그 약속은 이번 사태로 무너졌다”며 “지난 9월 4일 ICE가 사바나 인근 현대·LG 공장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현장 단속을 실시, 475명의 노동자가 수갑에 채워져 범죄자처럼 대우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법 집행 권리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모든 사람에게 적법 절차와 인간적 존엄을 보장해야 할 의무도 있다”며 “변호사, 통역, 공정한 심리와 권리 보장은 선택이 아닌 헌법이 요구하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현대·LG 프로젝트가 고도의 전문 기술을 필요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던 점을 짚으며 “필요한 인력이 단기 비자로 입국해 긴급한 수요를 채운 것은 개인의 불법행위가 아니라 경제적 약속과 이민정책이 맞지 않았던 제도적 문제였다”며 “노동자들은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바나 현장을 직접 찾은 박 회장은 “노동자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이웃이자 부모, 숙련된 노동자”라며 “가족과 지역사회가 무너지고, 한미 간 신뢰마저 흔들렸다. 475명의 삶은 결코 버려질 존재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가 한국인뿐 아니라 라티노 노동자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겼음을 강조하며 “한 공동체에 대한 불의는 곧 우리 모두에 대한 불의”라며 “연대와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정치인,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때”라며 “미국은 법치와 인간 존엄을 동시에 지켜내야 하며, 그 기준을 오늘 반드시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수영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