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는 토론 후 16일부터 개시…다른 경합주도 9~10월부터 착수
2020년 대선 때는 69%가 사전투표…관심 높아져 이번에도 중대변수 될듯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가량 앞두고 오는 6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우편투표를 비롯한 사전 투표가 진행된다.
이번 미국 대선이 초박빙 대결로 전개되고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치러진 2020년 대선을 계기로 미국에서 사전 투표가 급증했고, 이번에 사전 투표가 본격 전개되는 시기에 표심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한 이벤트가 맞물려 있어 이번 사전투표는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데 중대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표적으로 오는 10일에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후보 TV토론이 계획돼 있고, 18일에는 ‘성 추문 입막음 돈’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량 선고가 기다리고 있다.
전미 주(州)의회협의회(NCSL)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47개 주(州), 워싱턴DC, 괌과 푸에르토리코 등 자치령에서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사전 투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50개 주 가운데 앨라배마, 미시시피, 뉴햄프셔 등 3곳은 자격 요건을 갖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제한적인 부재자 투표만 진행하고 있다.
사전 투표는 우편이나 투표소 투표(in-person voting) 등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투·개표 일정이나 유효 투표 기준 등 세부 방식은 주(州)별로 상이하다.
이번 대선의 사전 투표는 북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6일 제일 먼저 시작된다. 노스캐롤라이나는 이날부터 우편 투표를 요청한 유권자에게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어 켄터키·펜실베이니아(16일), 미네소타·뉴욕(20일) 등 주별로 순차적으로 우편 투표에 들어간다.
우편투표는 워싱턴주가 다음 달 18일로 가장 마지막에 시작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펜실베이니아는 우편투표와 함께 투표소 사전 투표도 16일부터 가장 먼저 시작한다. 이어 와이오밍(18일), 미네소타·버지니아(20일) 등의 순으로 개시된다.
미국 대선에서의 사전 투표는 2012년 33%, 2016년 40%를 기록하다 코로나19 때인 2020년 대선 때 69%로 폭증했다.
코로나19 통제 상황이 종료된 2022년 중간선거 때는 사전투표율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그 이전의 중간선거 때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ABC 방송이 전했다.
퓨리서치의 지난해 7월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43%가 2022년 중간선거 때 투표일 당일에 투표했다고 답했다. 이 조사에서 2020년의 경우에는 27%만 투표일 당일 투표했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이런 사전 투표 추세는 상당수의 유권자가 이번에도 대선전에 투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미국 대선의 승패를 결정하는 경합주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합주 승패 자체가 사전 투표가 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상승 모멘텀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 측은 여전히 경합주에서의 초박빙 승부를 예상하고 있다.
젠 오말리 딜런 해리스 대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선거 메모에서 “2020년 선거에서 격전지의 경우 4만표가 승부를 갈랐다”면서 “이번에도 승자와 패자간 격차는 유사하게 초박빙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경합주의 사전 투표 일정이 중대한 이벤트와 맞물린 상황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10일 북부의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TV토론을 한다.
지난 6월말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대선 후보직까지 내놓았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은 지난 7월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 모멘텀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나아가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 형량 선고도 대선 막판 판세에 큰 영향을 주면서 사전 투표 표심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모두 4차례 형사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기소를 ‘정적 탄압’, ‘마녀 사냥’이라고 규정했으며 기소나 유죄 평결 때마다 지지세를 결집하는 효과를 누려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그런 추세를 이어갈지, 중도 성향 표심이 이탈하는 악재가 될지 관심의 대상이다.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는 TV토론이 진행된 후 6일 뒤인 16일부터 우편 및 현장 사전 투표를 진행한다.
이에 앞서 우편투표를 시작하는 노스캐롤라이나는 다음 달 17일부터 현장 사전투표를 진행하는 등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미시간, 위스콘신 등 다른 경합주도 9~10월 사전 투표를 시작한다.
경합주를 비롯한 대선의 사전 투표가 어느 후보에게 더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2020년의 경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전 투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공화당 지지자들의 사전 투표율이 민주당보다 낮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우편으로 하든, 직접 투표소에 가든 사전 투표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주에서는 투표일 이후에 도착한 사전투표도 유효한 투표로 인정해서 뒤늦게 개표하기 때문에 선거가 현재 판세대로 초박빙 구도로 진행될 경우 이번에도 사전 투표가 대선 승부 확정을 지연시키는 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