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eBay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95년 9월 3일 단순 경매 사이트로 출발한 eBay는 “누구나 무엇이든 팔 수 있다”는 개방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자상거래의 혁신을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상상을 뛰어넘는 기이한 거래들이 탄생하며 인터넷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초, 캘리포니아 브리지빌(Bridgeville) 마을은 eBay에 여러 차례 매물로 등장했고 2002년에는 177만 달러에 낙찰됐다. 카를로타(Carlotta)와 미령 버진아일랜드의 Thatch Cay 섬 역시 경매에 오르며 “온라인에서 마을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중문화 속 eB의 영향력은유명인의 사소한 흔적에서도 드러났다. 2000년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반쯤 먹은 프렌치토스트가 1,025달러에 팔렸고, 성모 마리아 얼굴이 보인다는 치즈 샌드위치는 무려 2만8천 달러에 거래됐다. 1977년 엘비스 프레슬리 공연 현장에서 나온 반쯤 마신 물컵도 455달러에 낙찰됐다.
호주에서는 ‘E.T.’를 닮은 시리얼 조각이 1,035호주달러에 팔렸으며, 2021년에는 ‘어몽어스’ 캐릭터 모양 치킨너겟이 약 10만 달러에 경매되며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발트해 호박 속에서 발견된 미지의 진딧물 화석은 20파운드에 팔린 뒤 학계에서 신종으로 등록됐다. 2차 세계대전 후 침몰한 군함들이 eBay를 통해 총 8만5천 파운드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예술 분야에서도 이색적인 거래가 이어졌다. 다리 7개 달린 거미 그림은 1만 달러에, 제프 쿤스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GIF는 202.5달러에 낙찰됐다. 이는 훗날 NFT 열풍을 예고한 장면으로 평가된다.
반스와 협업한 한정판 ‘라부부’ 피규어는 정가 85달러였지만 eBay에서는 1만500달러에 거래됐다.
2024년에는 게임스탑에서 ‘닌텐도 스위치2’를 실수로 찍어버린 스테이플러가 화제를 모으며 25만 달러에 팔렸고,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됐다. 하지만 어두운 면도 있었다. 2025년 ‘길고 비치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렉스 휴어만과 관련된 군용 지프가 4,300달러 이상의 입찰가를 기록하는 등 ‘머더빌리아(murderabilia)’ 거래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0년 동안 eBay는 단순한 쇼핑 플랫폼을 넘어 인터넷 시대의 집단 상상력과 소비 문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누군가의 농담 같은 아이디어도 거래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 마켓플레이스는, 앞으로도 디지털 세상의 독특한 역사 속에서 특별한 흔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