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은 생존을 위한 필수 인프라입니다”
오렌지 카운티 주민들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 반대 호소 영 김 연방하원, “취약계층 보호 못하는 예산안엔 표 없다.
캘리포니아주의 저소득층 의료보조 제도인 메디컬(Medi-Cal)에 대한 연방 예산 삭감안이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카운티를 비롯한 지역 사회와 보건 단체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연방 의회는 오는 5월부터 시작되는 예산 심의에서 메디케이드를 주요 삭감 대상으로 삼고, 향후 10년간 총 8,800억 달러의 보건 예산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캘리포니아주는 내년에만 약 130억 달러의 예산 부족에 직면하게 되며, 이는 오렌지카운티 전체의 연간 메디캘 지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6일, 웨스트민스터 소재 누이비엣(Nguoi Viet) 미디어센터에서는 지역 사회단체 ‘파이트포아우어헬스(Fight for Our Health)’와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메디캘 삭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 자리에는 수혜자 가족, 의료계 전문가, 커뮤니티 활동가들이 참석해 생생한 사례를 공유했다.
자폐와 간질을 앓고 있는 24세 아들 윌리엄과 함께 참석한 미셸 델로사리오는 “자폐 아동 비율은 현재 31명 중 1명꼴”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메디캘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윌리엄은 언어장애로 대체 소통 기기를 사용하며 “메디캘 없이는 처방약을 감당할 수 없어 고립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비영리단체 ‘칠드런 나우(Children Now)’의 마이클 오데 사무국장도 “예산이 삭감되면 병원 폐쇄, 의료 서비스 중단, 약값 폭등 등이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단순한 복지의 축소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미 지역 내 산부인과의 20%가 문을 닫았다는 파운틴밸리 미요코 메디컬센터의 소아과 전문의 퀸 키유 박사는 “오렌지카운티 산모의 40%가 메디캘에 의존하고 있다”며 “예방접종, 정신건강, 시력, 치과, 응급 처치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시스템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렌지카운티 출신 공화당 소속 영 김(Young Kim) 연방하원의원은 “우리 지역사회의 가장 취약한 시민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예산안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김 의원은 하원 지도부에 공식 서한을 전달하며 메디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대변인을 통해 “양당을 아우르는 협력을 통해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보건국에 따르면, 김 의원 지역구인 제40지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21%에 해당하는 15만7,000명이 메디캘에 가입돼 있으며, 이 중 약 3분의 1인 5만2,000명은 19세 미만의 아동과 청소년이다. 이는 해당 연령대의 약 30%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연방 의회는 4월 말 예산안 위원회 심사를 거쳐 빠르면 5월 중순 본회의 표결에 돌입할 예정이며, 삭감안이 통과될 경우 오는 10월부터 새 회계연도에 적용될 수 있다. 지역 사회와 보건 단체들은 마지막 표결까지 총력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ACoM의 샌디 클로즈 대표는 “예산 삭감은 장애인이나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병원이 붐비고 클리닉이 문을 닫게 되면 그 피해는 결국 전체 지역사회에 돌아온다. 지금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