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예방에는 값싸고 내약성(환자가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이 좋은 베타 차단제가 1차로 선택되지만,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 억제제, 아미트립틸린, 심바스타틴보다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베르겐(Bergen)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마르테-헬레네 비요크 교수 연구팀이 편두통 환자 10만4천72명(평균연령 44.6세, 여성 78.69%)을 대상으로 10년간 진행된 동일집단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편두통 예방 치료를 시작하기 전후에 급성 편두통 약을 얼마만큼 오래 먹었는지 조사했다.
편두통 예방약으로 이들이 처음 선택한 것은 대개 베타 차단제였다.
베타 차단제는 혈압과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약으로 고혈압, 부정맥, 심부전 치료제 쓰이지만, 편두통 예방에도 흔히 사용된다.
연구팀은 편두통 예방약 복용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된 기간이 얼마인지와 복용한 편두통 예방약이 얼마나 효과가 나타났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처음 편두통 예방약이 처방된 뒤 첫 90일간과 그 후 4차례의 90일 기간 동안 전부터 먹어오던 트립탄 계열의 급성 편두통 치료제의 처방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를 기준으로 편두통 예방약의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편두통 예방약의 복용 중단 가능성이 보톡스(보툴리눔 독소)와 CGRP 억제제가 베타 차단제에 비해 가장 낮았다. 반면 클로니딘과 토피라메이트는 복용 중단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한편 CGRP 억제제, 아미트립틸린, 심바스타틴은 편두통 예방을 위해 투여를 시작한 첫 90일 사이에 트립탄 처방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편두통 예방약으로는 CGRP 억제제, 아미트립틸린, 심바스타틴이 베타 차단제보다 효과가 크고 토피라메이트와 클로디닌은 베타 차단제보다 효과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CGRP 억제제는 편두통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CGRP를 억제하는 약으로 개발됐다.
아미트립틸린은 전에 항우울제로 쓰이던 약이지만 지금은 신경통, 편두통, 긴장성 두통 치료제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심바스타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고지혈증 치료제이다. 그러나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편두통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심바스타틴을 복용한 편두통 환자들은 아마도 편두통보다는 고지혈증 치료를 위해 사용했을 수 있다.
심바스타틴은 편두통 예방약이 아닌데도 이 연구에서는 놀랍게도 편두통 완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CGRP 억제제와 아미트립틸린은 편두통 예방 효과가 확실한 약인 만큼 놀라울 것이 없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신경 학회 학술지 ‘유럽 신경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