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회사채, 경기침체 선행지표…변동성 커졌지만 침체 신호 없어”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준 가운데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의 회사채 시장은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회사채 시장에서 전날 도요타자동차 등 7개 기업이 투자 등급(신용등급 BBB- 이상) 회사채를 발행했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일부 기업이 채권 발행을 보류하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글로벌 증시 패닉’ 하루 뒤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발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던 것이다.
미 회사채 시장도 5일 충격을 완전히 피해 가진 못했다. 미국 투자 등급 회사채 스프레드는 5일 전장 대비 12% 오른 0.55%포인트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회사채 스프레드는 연착륙 기대 강화로 올해 들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였다.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크리스 포슈너 회사채 부문 책임자는 “시장 변동성이 발행자 측에 충격을 가했고 크레디트 스프레드(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이)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멈춘 것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6일 하루 최대 15개 회사가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 변동성 확대로 실제 발행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웰스파고 은행의 모린 오코너 글로벌 회사채 부문 대표는 “발행 일정이 매우 유동적”이라며 “채권 발행사들이 잠시 발행을 보류하고 있지만, ‘좋아, 장이 닫힌 것은 아니야. 시기만 잘 고르면 돼’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일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12% 급락해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내고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3% 떨어져 2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엔화에 기반한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기법) 투자자금의 회수를 촉발한 게 증시 폭락의 주된 계기가 됐다.
WSJ은 “투자자들은 회사채 발행을 경제가 원활히 기능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바라본다”며 “회사채 시장이 어려움에 부닥치면 대개 이는 경기 둔화가 앞에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최근 증시 폭락이 정상적인 하락(조정) 현상일 뿐 긴 약세장의 개시는 아닐 것이라고 일부 투자자들에 안도감을 심어줬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