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서명환 日 한글학교협의회장, 초등생 인솔해 연수 참여
“일본에서 나고 자란 한인 차세대들은 대부분 현지화하는데 모국 초청 연수 덕분에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이 커져서 다행입니다.”
재외동포청 산하의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재일동포 초등생을 대상으로 개최한 ‘2025 차세대동포 한국어 집중캠프’의 인솔자로 참여한 재일본한글학교협의회의 이은숙 관서지역협의회장과 서명환 관동지역협의회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키운 게 제일 큰 수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한국외대에서 열리는 이번 캠프에는 일본 전역에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64명이 참가했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캠프로 학생들은 7박8일 간 한국어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한국사 수업과 한국문화 체험 등을 통해 모국에 대한 이해와 정서적 유대감을 키웠다.
이 회장은 “재일동포는 일본인 또는 외국인을 배우자로 맞이하는 국제결혼 가정이 늘고 있어서 이중국적을 가진 자녀들이 많은데 한쪽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만 20세가 되면 일본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모국과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잘 모르다 보니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쉽지 않다는 것.
이 회장은 “단일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일본에서 한국계 일본인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아 놔두면 자연스럽게 일본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재일동포가 모국을 모르면 한일 양국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기 어려워지므로 이는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기에 어린 시절 모국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캠프에는 한국 부모 자녀, 국제결혼 가정 자녀, 재일 조선족 자녀, 탈북자 자녀 등 다양한 출신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참가했다
이날 오후 캠프 수료식을 참관한 서 회장은 “정체성에 대해 비슷한 고민을 가진 아이들이라 금세 친해졌고 헤어지는 게 아쉬워 다들 서로 끌어안고 눈물짓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35년째 일본에서 한국어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며 2016년부터 오사카온누리한글학교 교장 및 관서협의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일본한국어교육자협회 이사이기도 한 서 회장은 2023년부터 관동협의회를 이끌고 있다.
현재 일본 한글학교는 130여개에 이르며 4천여명의 유치원·초중고 학생이 다니고 있다. 성인반까지 합하면 7천여명에 이른다.
재일본한글학교협의회는 관동·관서 지역협의회를 중심으로 교사 연수, 한국어 캠프 등을 열어 한글학교 역량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협의회는 학생들이 캠프에 잘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 일본에서 2차례에 걸쳐 사전연수를 진행했다. 연수 효과 극대화를 위해 2차 연수에는 학부모도 참여시켰다.
서 회장은 “모국 캠프 인원에 제한이 있다 보니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학부모들이 일본 사전 연수만이라도 참가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1차 연수에는 많은 학생이 몰릴 정도”라며 “그만큼 아이들이 한국어·한국문화를 제대로 경험해 볼 기회가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캠프 참가 후 한국을 더 알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는 아이들이 늘고 있고, 모국 대학으로 유학 오는 사례도 많다”며 “연수 인원을 늘리고 대상을 중등 1∼2학년까지 늘리면 더 많은 아이가 참가할 것”이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