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스마트폰 사용에 몰두한 채 길을 걷는 이른바 ‘스마트폰 좀비’(smombie)로 인한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도에 LED 신호등을 직접 설치하는 방안을 시범 도입했다.
이 지면 매립형 신호등은 기존 교통신호등의 색상과 신호 체계를 그대로 재현해,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느라 시야가 아래로 향한 보행자에게도 직관적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신호등은 초록색, 빨간색 불빛뿐 아니라 ‘멈춤’·‘주의’와 같은 안전 경고 메시지도 함께 표시해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 장치는 현재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심 번화가에서 시험 운영 중이며, 보행자 안전 확보와 더불어 도시 설계 철학의 변화를 상징한다. 기존에는 보행자의 주의 습관을 바꾸려는 캠페인과 계도 활동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시도는 인프라 자체를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맞춰 조정하는 접근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몸비 현상은 단기간에 근절하기 어렵다. 그 대신 현 상황에 맞춘 안전 장치를 제공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는 전체 보행자 사고의 약 15%를 차지하며, 특히 젊은 층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사회에서도 이번 조치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지면 LED 신호등은 보행자 안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다른 국가들도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유럽 도시들 역시 비슷한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인프라 개선과 함께 시민들의 보행 습관 변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장기적인 해결책 마련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