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인간 감염 사례가 보고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 확산을 막을 백신 기술을 중·저소득 국가 제약사에 전수해주는 사업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본격화한다.
WHO는 30일 ‘국제 의약 특허 풀'(MPP)과 함께 아르헨티나의 제약사 시너지움 바이오테크에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술을 이전하는 시범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21년 WHO가 구상한 mRNA 기술 이전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mRNA 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이 신속히 개발될 수 있었다.
이 기술을 중·저소득 국가에 전수하고 현지에 백신 생산 역량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중대한 글로벌 보건 위기가 닥칠 때 지역별 대응 격차가 발생하는 일을 줄여보자는 게 WHO의 복안이다.
백신 기술 적용 대상 질병을 조류인플루엔자로 삼은 것은 H5N1이 최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바이러스성 감염병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한 주민이 H5N1에 감염된 젖소에 노출된 후 병에 걸리면서 각국의 보건당국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야생조류와 접촉한 가축으로부터 인간이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H5N1은 지금까지 인간 간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은 질병이지만 조류에서 포유류로, 포유류에서 다시 인간으로 감염된 점에 비춰 바이러스가 변형할 경우 인간 간 감염까지도 가능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