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8,200만 명 일상 지출 줄여 의료비 충당…
은퇴·주택구입 등 인생 계획도 연기
미국에서 의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국민들이 식사를 거르거나 생활비를 줄여 의료비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Gallup)과 비영리 단체 웨스트 헬스(West Health)가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약 3분의 1이 의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일상 생활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약 8,200만 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조사는 2025년 6월부터 8월까지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11%는 지난 1년 동안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사를 거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15%는 돈을 빌리거나 처방약 복용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의료비 부담을 해결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무보험자의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보험이 없는 미국인의 62%가 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생활 희생을 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2%는 돈을 빌렸고, 24%는 약을 나눠 복용하거나 복용 기간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가입자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험이 있는 미국인 가운데 약 30%도 의료비 때문에 일상 지출을 줄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과금을 줄이거나 운전을 줄여 휘발유 비용을 절약하는 등 생활 전반에서 지출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비 상승은 주요 인생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스트 헬스–갤럽 센터가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미국인 5,6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 의료비 때문에 주요 인생 계획을 연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
조사 결과 약 10명 중 1명(약 2,400만 명)이 의료비 부담 때문에 은퇴를 미뤘다고 답했다.
또 18%는 직장 변경을 연기했고, 14%는 주택 구매를 미뤘으며, 6%는 자녀 계획을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중산층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연 소득 4만8,000달러에서 18만 달러 사이 가구의 약 절반이 의료비 때문에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인생 결정을 연기했다고 응답했다.
고소득 가구 역시 의료비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18만~24만 달러 가구의 34%, 24만 달러 이상 가구의 25%도 의료비 때문에 주요 계획을 미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갤럽은 보고서에서 의료비 상승이 미국 가계 재정과 생활 전반에 점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수영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