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시설에 기부…보조배터리 등 물품 다양 “절구도 있더라”
“부모님이랑 함께 여행하면 한식을 빼놓을 수 없죠. 뭘 먹더라도 ‘김치는 꼭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구독자 8만7천명을 거느린 한 여행 유튜버가 부모님과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아버지와 떠난 두바이 여행 영상에서 이 유튜버는 무탈한 여행을 위해 시판용 김치부터 김, 고추장, 참기름, 컵라면 등을 넉넉하게 챙겼다고 소개했다.
여행지에서 현지 음식이 물릴 때쯤 먹는 컵라면과 김치는 남은 일정의 연료가 되곤 한다.
온라인에서는 “볶음김치가 이탈리아 여행의 구세주였다”, “유럽 여행 때 한식 필요 없다고 호언장담하다가 친구가 싸 온 김치, 깻잎무침을 아작을 냈다” 등 후기가 심심찮게 발견된다.
하지만 무턱대고 김치 등을 준비해 해외여행 길에 올랐다간 출국장에서 곤란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으니 짐을 쌀 때부터 기내 물품 반입 규정을 꼼꼼히 체크하는 게 좋다.
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의 ‘2024년 여객포기물품 기증 실적’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인천공항에서 기내에 반입하려다 보안 검사에 걸려 기부된 김치류는 10.7t(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사는 반입 금지 등의 이유로 승객이 가져가지 않은 ‘여객 포기 물품’을 처리 절차에 따라 비영리 사회복지단체에 기증하거나 폐기하고 있다.
김치 1포기당 무게가 3㎏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어림잡아 3천500포기에 달하는 김치가 규정 위반으로 반입이 금지된 셈이다.
같은 기간 고추장·간장 등 장류는 10.5t, 쌀·과일 등 기타 식품은 30.8t 기부됐다.
김치나 고추장 등 액체가 포함된 식품류는 개별 용기당 100ml를 넘지 않는 선에서 1L 비닐 지퍼백 1개에 넣어 반입할 수 있다. 이를 초과하는 경우 기내 반입이 제한된다.
위탁수하물로는 용량 제한 없이 반입할 수 있어 다량인 경우 미리 짐을 부쳐야 한다.
과일·채소류나 농림산물류는 반·출입 제한 물품으로, 위탁수하물로 부치거나 기내에서 소지하려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식물검사 합격증을 받아야 한다.
지난해 식품류를 기증받은 한 복지관은 이를 무료 급식소 식자재로 활용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칼이나 휴대용 보조배터리, 치약 등 일반 물품의 기증 수량은 총 183만1천814개(216.6t)로 집계됐다.
보조배터리의 경우 리튬이온배터리는 100Wh 이하인 경우에 한해 기내 휴대만 가능하다. 위탁수하물로는 부칠 수 없다.
한 복지센터 관계자는 “일반 기부 물품은 치약이나 샴푸, 보조 배터리가 가장 많고 총 모양 장난감이나 가위, 칼 등도 기증된다”며 “한번은 절구가 들어와 크게 웃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