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WW 2024 행사에서 대담…”‘도둑들’ 린다화의 말에 ‘헌트’ 연출 꿈꿔”
“‘인생은 한 방’ 안 믿어…자신을 믿고 매진하길”
“‘도둑들’이라는 영화를 찍을 때 임달화(린다화) 선배님이 ‘나는 그냥 영화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얘기가 많이 와닿았죠.”
배우 이정재가 2022년 개봉한 영화 ‘헌트’를 연출한 배경에는 영화 ‘도둑들'(2012년)에 함께 출연했던 홍콩 영화배우 린다화의 조언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정재는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방송영상마켓 2024′(BCWW 2024) 스페셜 세션 ‘이정재: 끝없는 도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행사는 이정재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배우이자 영화 연출자, 제작자로 활동한 경험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정재는 “제가 막 데뷔했던 1990년대 초반에는 ‘배우는 다른 일을 하면 안 되고 연기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반항기가 있는 20대 젊은 사람들은 ‘왜 그러면 안 되지?’ 하는 의문을 항상 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를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배우들도 다른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침 임달화 선배님께 ‘나는 영화인’이라는 말을 듣고 연출과 제작을 하면 좋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정재는 또 “오랜 시간에 걸쳐서 ‘헌트’ 시나리오를 4년 동안 썼고, 각본을 쓰는 동안 촬영한 작품이 7, 8개 정도였다”며 “즐겁고 재미있어서 하는 일이다 보니까 촬영 중인 작품에도 오히려 방해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재는 이날 행사에서 달라진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직접 피부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2022년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올해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스타워즈 세계관 ‘애콜라이트’ 주연을 맡았다.
이정재는 “해외에선 한국 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외국에 가면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오징어 게임’뿐 아니라 한국에서 지금 나오고 있는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 관해서까지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때는 (외국인이) 저도 아직 못 본 콘텐츠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나 감독,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저한테 물어보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좋은 시대에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선배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이런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후배나 동료를 위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정재는 또 “올해 12월 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는데, 감독님과 제작진이 후반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곧 ‘오징어 게임’ 시즌2 홍보를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 같다. 제가 준비한 다른 작품들은 아직 언제 공개될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행사 말미에 이정재는 “저는 기회와 희망이 항상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기 시간을 아무리 써도 아깝지 않은 일들에 매진하다 보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인생 한 방’이라는 말을 절대 믿지 않는다”며 “여러분이 꼭 자신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24회를 맞이한 국제방송영상마켓 일환으로 진행됐다. 국제방송영상마켓은 국내 방송영상산업 관계자와 해외 주요 구매자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