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대 연구진, 어린이 플라스틱 노출 줄이기 위한 긴급 행동 촉구
어릴 때 플라스틱 가정용품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성인이 된 후까지 건강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NYU) 랭곤헬스 및 그로스먼 의대 리어나도 트라산데 박사팀은 22일 의학 저널 랜싯 아동·청소년 건강(Lancet Child & Adolescent Health)에서 어린 시절 플라스틱 첨가물질 노출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를 분석, 이런 결론을 얻었다며 어린이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한 긴급 행동을 촉구했다.
트라산데 박사는 “이 연구는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영향을 주는 많은 만성질환 초기 발생에서의 플라스틱 역할을 보여준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도록 하려면 이런 물질 사용을 제한하는 일에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십 년간 발표된 관련 논문·보고서를 선별해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프탈레이트(phthalate), 단단하게 만드는 비스페놀(bisphenols), 열에 강하고 물을 튕겨내게 하는 과불화화합물(PFAS) 등 세 가지 첨가 화학물질군에 어렸을 때 노출되는 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수천 명의 임산부와 태아, 어린이의 건강을 평가한 연구에서 이런 독성 물질들이 심장질환, 비만, 불임, 천식 등 광범위한 장기적 건강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은 체내 여러 조직에 과도한 면역반응(염증)을 촉발하고, 호르몬 기능을 방해해 많은 생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여러 연구에서 어린 시절 이런 물질에 노출되는 것이 지능(IQ)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신경 발달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트라산데 박사는 또 이런 화학물질이 식품 포장재, 화장품, 종이 영수증 등 다양한 물품에서 발견되며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가열하고 화학적으로 처리할 때 미세플라스틱과 나노입자가 방출돼 섭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인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전략도 검토했다.
트라산데 박사는 의료진이 명확한 지침을 제공함으로써 부모가 플라스틱에 대해서 잘 알고 선택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며 임상의들의 학교와 지역사회 단체와 협력해 젊은 세대에게 플라스틱 노출의 건강 위험에 대해 교육할 것을 제안했다.
또 정책적 차원에서 불필요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더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이런 조치는 특히 심각한 건강 불평등을 겪는 저소득 지역에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의료 분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플라스틱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불필요한 사용에서 나타나는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라산데 박사는 “부모들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녀의 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하고 간단한 방법들이 있다”며 “플라스틱 용기를 유리나 스테인리스 제품으로 바꾸고, 플라스틱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거나 식기세척기에 넣는 것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출처 : The Lancet Child & Adolescent Health, Leonardo Trasande et al., ‘The effects of plastic exposures on children’s health and urgent opportunities for prevention’,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hi/article/PIIS2352-4642(25)00212-3/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