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음식으로 치료한다

인지 기능 담당 세포 활성화 "타우린"

항산화 활성, 혈압 안정,콜레스테롤 감소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음식으로 병을 다스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음식에는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성분이 포함돼 있고, 연구를 통해 효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근 ‘타우린’에 고령화 시대 대표적 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타우린은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어패류, 주꾸미, 오징어, 낙지, 새우, 게, 굴, 고등어 등의 음식에 많이 포함돼 있다.

평균 수명이 증가하면서 고령 인구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백내장, 알츠하이머 치매,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 환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란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를 말하며,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한다. 정확한 발병 기전과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베타아밀로이드(beta-amyloid)라는 단백질이 뇌에 쌓이면서 뇌 세포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근본적인 치료약이 없고,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만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타우린이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처음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 쥐에게 타우린 30㎎을 물에 타 6주간 먹게 했다.

이후 3개월 동안 쥐의 뇌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억제하고,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신경세포가 활성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타우린을 섭취한 쥐는 기억력과 학습력을 검사하는 ‘미로찾기’와 ‘수동회피 반응’ 시험에서 정상 쥐와 차이가 없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나타나는 증상인 대뇌 피질 염증도 줄었고, 뇌의 해마부위에서 나오는 베타아밀로이드 양도 줄었다.

타우린은 항산화 활성, 피로회복,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혈압 안정, 간 보호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 때문에 많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약품에 타우린이 사용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자양강장제 중 하나인 ‘박카스’, 피로회복제 ‘복합우루사’, 에너지음료 등에 타우린이 포함돼 있다.

이들 약품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은 문제없지만, 타우린 효과를 보기 위해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타우린 외에 카페인 등 다른 성분이 포함됐기 때문에 자칫 과도한 섭취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통해 타우린을 섭취하는 것이다. 음식 100g당 타우린 함유량은 전복․소라․주꾸미 1,600~1,800㎎, 마른김 1,200~1,600㎎, 마른 멸치 1,300㎎, 가리비․마른오징어 1,000㎎ 등이다. 음식을 통해 섭취하면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타우린이 포함된 음식을 다양하게 먹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건강한 삶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건강한 삶을 맞을 권리는 바로 우리 자신에게 있다. 오늘 내가 한 운동과 먹은 음식과 읽은 책이 우리 노후의 삶의 질을 결정한다. 치매 없는 노후를 위해 오늘부터 한가지씩 실천에 옮겨보자.

 

권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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