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고, 만지지 말고, 떠나서 어른에게 알리세요”
미국 남부의 일부 주들이 초등학생들에게 총기를 발견했을 때의 대처법을 가르치는 총기 안전 교육을 정규 교과과정에 포함시키고 있다.
아칸소, 테네시, 유타주는 최근 법률을 통과시켜, 학생들이 총기를 발견하면 “멈추고(stop), 만지지 말고(don’t touch), 떠나서(leave), 어른에게 알리라(tell an adult)”는 4단계 행동수칙을 배우도록 했다.
유타주만 부모나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수업을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조항을 포함했다.
테네시주에서는 스티커, 퀴즈, 노래와 영상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일부 교재에는 레고 블록 모양의 총기 그림이나 총기의 구조 설명이 포함되며, 교사나 경찰관이 직접 참여해 수업을 이끈다.
이들 수업은 전통적인 사냥 안전교육에서 파생된 형태로, 사격 기술보다는 “총기를 절대 만지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멤피스 버클레어 초등학교의 체육교사 태미 채프먼은 “학생들에게 실제 총을 본 적이 있냐고 물었더니 거의 모든 아이가 손을 들었다”며 “이 수업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총기 안전교육을 찬성하는 측은 “현실적인 안전 대응법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테네시 야생동물청 홍보국장 에밀리 벅은 “총기 문제는 논쟁적이지만, 교육을 통해 책임감과 안전 인식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보이스스 포 어 세이퍼 테네시(Voices for a Safer Tennessee)’도 “가정에서도 총기 안전에 대한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면, 민주당과 총기 규제 단체들은 “총기 폭력의 근본 원인인 접근성 문제를 회피한 임시방편”이라고 비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2년 총기가 미국 어린이·청소년의 주요 사망 원인 1위라고 밝혔다. 특히 아칸소와 테네시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어린이 총기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
‘보이스스 포 어 세이퍼 테네시’의 제시카 재글로이스 홍보국장은 “순간의 접근이 평생의 비극이 될 수 있다”며 “이 교육이 단 한 건의 사고라도 막을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총기 안전교육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 대책인가, 아니면 총기 폭력의 본질을 가리는 정치적 타협인가.
미국 사회는 여전히 답을 찾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