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못 하는 게, 모르는 게 있는 겁니다.

애틀랜타 중앙교회 한병철 목사

한병철 목사

이번 주에 책을 읽다가 발견한 좋은 글귀 두 개가 있습니다하나는 하버드 법대 교수인 찰스 프리드(Charles Fried)의 “Privacy is the oxygen for love.”라는 말인데직역하면 프라이버시는 사랑의 산소다.”입니다

진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게 필수라는 뜻일 겁니다.

또 하나는 김훈 작가가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네 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사람들은 타인의 일에 관심이 많고또 타인의 시선에도 관심이 많습니다특히 한국인들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민감하고또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를 궁금해하며 기웃거립니다그래서 뉴스나 소셜 미디어에는 유명인의 시시콜콜한 사생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우리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애정 없는 호기심을 멈추지 못합니다그런데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십시오누군가 내 이야기나의 아픔이나 실패나 고통을 가십거리로 삼는다면 그걸 허락하시겠습니까남이 내 사생활에 개입할 권리가 없듯이내가 남의 사생활을 놓고 이러쿵저러쿵할 권리가 없습니다내 인생이 누군가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싫다면타인의 삶 역시 보호되어야 합니다타인의 삶은 지켜주지 않은 채나의 삶만 배타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고나의 대해서는 잊힐 권리를 주장하며타인에 대해서는 알 권리를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남에게 이해받으려 사는 게 아니듯나도 남을 다 이해하려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그런 면에서 프라이버시가 사랑의 산소와 같다는 말은 정말 정곡을 찌르는 말입니다가까운 사이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서로의 사생활을 지켜줘야 합니다. ‘사이 좋다는 말은 사이’ 즉 적당한 틈과 경계가 있어야 관계가 좋게 된다는 뜻입니다아이를 사랑하면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합니다부부간에도성도와 목회자성도와 성도 간에도 서로의 경계를 지켜줘야 합니다.

사랑은 못 하는 게 있고모르는 게 있는 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멋진 말입니다누가 한 말인가 하면 한병철 목사가 한 말입니다하고 싶어도할 수 있어도 참을 수 있는 능력알아도 모르는 척알고 싶어도 참고 그저 묵묵히 지켜보는 마음이 진짜 사랑 아닐까요?

친밀하다는 이유로 함부로 경계를 침범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남이야라는 말이 있지만실은 우리는 서로 남입니다그걸 인정할 때 진짜 아름다운 관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