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은 지식으로 보는 믿는 것이 아닙니다

애틀랜타 중앙교회 한병철 목사

한병철 목사

어떤 교육심리학자에 의해 재미있는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초등학생 형과 유치원 동생을 한자리에 앉히고 TV를 시청하게 했습니다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외국 만화를 보게 한 것입니다형은 한글을 읽을 수 있고동생은 전혀 모르는데 외국 만화는 그 내용을 자막으로 보여주게 했습니다.

자막을 읽을 수 있는 형이 훨씬 잘 이해하리라고 기대했지만결과는 반대였습니다이유는 간단합니다형은 그림 보랴자막 읽으랴그림과 자막의 글씨를 연결하랴 분주했지만동생은 처음부터 그림만 보고 줄거리를 생각했습니다오히려 자막의 글씨를 읽는 시간에 훨씬 빠르게 내용을 집중해서 꿰뚫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합니다극장에서 자막 없이 영화를 볼 때와 집에서 자막을 틀고 영화를 볼 때 오히려 극장에서 본 것이 기억에 분명하게 남는 경험을 하곤 합니다.

지식이 있다고 무엇이든 옳게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실험이었습니다지식이 있다고 모든 사건을 바로 아는 것은 아닙니다시력이 좋다고 모든 사물을 바로 보는 것도 아닙니다우리가 본다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모릅니다기억의 선명성과 정확성은 다릅니다. “내가 분명히 기억하는데내가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이 말은 기억의 선명성을 의미하지만그렇다고 그 기억이 정확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금도 예수님의 부활 사건을 지식의 눈으로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우리 눈으로 보지 못한 사실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고 푸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앙의 눈이 열려야 볼 수 있는 부활 사건을 지식의 눈으로 보려 하고이성의 능력으로 해결하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예수님의 제자 가운데는 부활하신 예수가 바로 옆에 와 계신데도 알아보지 못한 사람이 있었습니다당신이 누구시냐고 묻기도 했습니다엠마오로 가고 있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그들의 눈을 열어 주시니 보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변화된 주님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복잡한 전체뒤엉킨 지식으로는 주님을 볼 수 없습니다오로지 신앙의 눈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볼 수 있고 만날 수 있습니다.

부활은 정보(information)가 아니라 변화(transformation)입니다이번 부활절에 이런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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