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증언 요청거부되자 기자회견…공화 “의회 모독 책임물을 것”
백악관 “여러분이 본 건 대통령 아들의 진심”…사면 가능성은 부인
미국 공화당이 하원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과 관련한 의혹을 이유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할 예정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 바이든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아버지가 내 사업에 재정적으로 관여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없다”라면서 “그것이 탄핵 조사의 근거가 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고 APTN 등이 전했다.
그는 “공화당은 제 개인적이고 직업적인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 계속 거짓말을 했다”라면서 “수차 거짓임이 드러났음에도 그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아버지의 지원이 존재하지도 않는 뇌물의 결과라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미국 국민이 그들의 전술, 근거 없는 조사를 보고 내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공개적인 절차를 원하지 않는다. 무엇을 두려워하느냐”라며 하원 공화당의 공개청문회 요청 거부를 비판했다.
그는 “저는 제 인생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제게 주어진 기회와 특권을 낭비했다”라면서 “이에 대한 책임은 저에게 있다”라고 강조했다.
헌터 바이든은 의사당 밖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하원 감독위 등이 요구한 비공개 증언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공화당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켄터키)과 짐 조던 법사위원장(오하이오)은 공동성명을 내고 “헌터 바이든은 합법적인 소환을 거부했으며 우리는 의회 모독 관련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 모독 관련 절차는 위원회 및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표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의안이 통과되면 법무부에 전달되며 법무부는 의회 소환에 거부한 인사를 의회 모독 혐의로 기소할지를 판단하게 된다.
백악관은 헌터 바이든을 사실상 두둔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헌터 바이든이 하원의 소환에 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잘 알고 있었으며 여러분이 본 것은 대통령 아들의 진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는 자신의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헌터 바이든이 유죄를 받을 경우 사면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대통령은 아들을 사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인 헌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재직 기간에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일하면서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공화당 일부는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차남 사업을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또 국세청(IRS) 내부고발자 등의 증언을 내세워 바이든 정부가 헌터 바이든의 탈세 문제 관련 기소를 막았다면서 수사 외압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헌터 바이든은 탈세, 불법 총기 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앞서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 9월 하원의장 직권으로 헌터 바이든 의혹과 관련, 하원 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시했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이날 늦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처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조사(impeachment inquiry)는 탄핵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조사다.
그러나 탄핵 추진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헌법적 절차는 아니다.
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하원에서의 탄핵소추안 의결, 상원에서 판결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실제 미국 의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