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의 한 직원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의 공범이라고 주장하면서 공개적으로 비난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워싱턴프리비컨이 전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두 매체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중동 문제 담당 부서에서 2년 넘게 일하고 있는 실비아 야쿱은 이달 2일 엑스(옛 트위터)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무고한 가자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에 상당한 추가 군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당신은 대량학살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야쿱의 주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에 이스라엘 대한 추가 군사 지원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 트윗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분명하고 실행가능한 레드라인 또는 휴전 촉구 없이 절대적 지지를 계속 보이는 한 당신은 대량학살을 계속 지지하는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당신의 수사와 접근법은 수천명의 죽음을 낳았다. 당신의 손에는 너무 많은 피가 묻어있다”라고도 했다.
워싱턴프리비컨은 야쿱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반이스라엘 입장을 나타내온 일부 직원들 가운데 한명이라고 소식통 등을 인용해 전했다.
야쿱은 이와 함께 바이든 정부의 이스라엘 정책의 변경을 촉구하는 ‘반대 전보’를 국무부 비공개 시스템에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반대 전보’는 국무부 직원들이 정부 정책에 이의가 있을 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국무부 내부에서만 공유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달 7일 로켓포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천400명 넘게 살해하고 240명 이상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스라엘은 이에 하마스 섬멸을 선포하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하고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달 7일 이후 이날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9천488명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간인의 피해가 커지고 식량, 물, 연료 부족 등으로 인한 인도적 위기도 심각해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에는 분명한 지지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인도적 재앙을 막기 위해 구호품 반입 등을 위한 일시적 교전 중지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