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견서 완전파괴 의심한 언론 맹비난…”대중 머릿속에 의심 심고 생각 조종”
합참의장, 벙커버스터 파괴력 설명하며 임무 성공 강조…”압력받은 적 없어”
주한미군서 카타르로 이전한 패트리엇 포대가 이란 공습 방어에 참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6일 이란 핵시설을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했다는 행정부의 평가에 의문을 제기한 미국 언론을 비판하며 여론전을 벌였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화난 표정을 지으며 언론이 “대중의 머릿속에 의심을 심고 생각을 조종하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언론이 마치 미군이 이란 핵시설 파괴에 실패한 것처럼 보도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장병들을 깎아내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이 임무 성공을 축하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면서 “불행하게도 가짜뉴스에 그런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핵시설 파괴를 의심하는 근거로 제시한 정보 자료는 “신뢰도가 낮은 초기 정보”가 정치적 의도로 유출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언론이 초기 평가만을 근거로 “무책임한 보도”를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이 하지 못한 역사적인 업적을 이뤘는데도 언론은 “스캔들”이나 찾아다닌다고 비판했으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를 “당신이 거의 최악이다. 당신은 대통령이 하는 말을 가장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사람”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어서 댄 케인 합참의장이 임무에 참여한 개별 군인들의 공로를 길게 설명했다.
케인 합참의장은 지하 깊은 곳에 있는 포르도 핵시설 공습 당시 미군이 시설의 환기구를 통해 GBU-57 벙커버스터를 정확히 투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이 환기구를 콘크리트로 덮었으나 첫 폭탄이 콘크리트를 파괴했고, 이어서 떨어뜨린 폭탄의 폭발력과 압력이 갱도 곳곳으로 퍼지면서 핵심 하드웨어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GBU-57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과거에 무기를 시험한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기지의 장병들이 지난 23일 이란의 미사일 보복 공습을 방어한 사례도 소개하면서 기지를 방어한 패트리엇 포대에는 한국과 일본에서 온 장병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3월 한미 합의에 따라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 포대를 중동 지역으로 옮겼는데 그 포대를 알우데이드 기지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직업군인으로서 정치에 개입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는 케인 합참의장이 이번 논란에 어떻게 행동할지에 관심을 보였다.
케인 합참의장은 공습 결과를 더 낙관적으로 평가하라는 압력을 대통령이나 국방장관으로부터 받았는지, 압력을 받았다면 그렇게 평가하겠냐는 질문에 “아니다. 받지 않았고, 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군이 전투피해평가를 직접 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란 핵시설이 얼마나 피해를 당하였는지는 정보 당국이 평가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란 핵시설의 파괴 여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자 전날 각자 성명을 내고 “새 정보”에 따르면 핵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임무 성공을 주장하면서도 이란이 미국의 공습 전에 고농축 우라늄을 다른 데로 옮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실히 답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본 것(정보) 중에 우리가 그런 장소에서 타격하기를 원했던 것을 정확히 타격하지 못했다고 시사하는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이 재차 확인을 요청하자 “내가 검토한 정보 중에 물건들(표적들)이 옮겨졌다거나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는 내용은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