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심장학회(AHA) 예비 연구 결과 발표
수면 보조제로 널리 사용되는 멜라토닌이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AHA)는 최근 “멜라토닌 장기 복용이 심부전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예비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뉴욕 브루클린 소재 SUNY 다운스테이트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불면증 환자들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년 이상 멜라토닌을 복용한 그룹이 복용하지 않은 그룹보다 심부전 진단 위험이 약 90%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는 총 5년에 걸친 의료기록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멜라토닌 복용자의 경우 ▲심부전 입원 가능성은 3.5배 ▲전체 사망률은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90일 간격으로 두 번 이상 멜라토닌을 처방받은 사람 역시 82% 높은 심부전 위험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에케네딜리추크 은나디 박사는 “멜라토닌이 일반적으로 ‘천연 수면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 결과는 그러한 인식이 반드시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결과가 확인된다면 의사들이 수면 보조제 복용을 상담하는 방식에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검토(peer review)를 거치지 않은 예비 연구(abstract)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연구팀 또한 “처방 기록만을 근거로 분석했기 때문에, 미국처럼 멜라토닌이 일반의약품(OTC)으로 판매되는 국가의 실제 복용자는 데이터상 비복용자로 분류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수면의학학회(AASM) 대변인이자 일리노이대 수면의학 전문의 무하마드 리시(Muhammad Rishi)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는 흥미롭지만, 전자의무기록(EHR) 기반의 관찰 연구라는 점에서 인과성을 확정하기 어렵다”며 “멜라토닌 복용의 장기적 안전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학회 또한 “멜라토닌 복용과 심부전 발생 간의 직접적인 원인·결과 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며, 단지 안전성에 대한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결과가 “기존의 일부 연구에서 멜라토닌이 오히려 심부전 환자의 건강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와 상충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AHA 연례학술대회(Scientific Sessions 2025)’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심장학회에 따르면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이 신체에 충분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장기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현재 미국 내 약 670만 명의 성인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멜라토닌은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과 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화학적으로 동일한 합성 멜라토닌이 수면장애 및 시차증 치료에 사용되며, 미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