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로 달 토양 개선 가능…달 기지 등에 활용 기대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이 감자를 재배해 식량을 해결하며 구조를 기다린다’는 영화 ‘마션'(Martian)처럼 달에서 농사를 짓는것이 가능할까?
달 토양을 인(phosphorous)을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미생물로 처리하면 흙이 비옥해져 식물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베이징농대 쑨전차이 교수팀은 10일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Communications Biology)에서 달 토양을 모사한 흙을 바실루스 무실라기노수스(B. mucilaginosus) 등 세 가지 박테리아로 처리한 결과 담배(Nicotiana benthamiana) 성장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달에 유인기지를 건설해 우주탐사 등에 활용하려는 계획이 검토되면서 달에서 식량 작물 등을 재배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달 토양에서 애기장대(A. thaliana) 재배가 가능하다는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달의 흙에는 식물 성장에 필요한 질소가 부족하고 식물이 흡수할 수 없는 형태의 인이 들어있는 등 영양분이 부족해 식물을 재배하려면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변화시켜 더 비옥하게 만들 방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화산재 등을 이용해 1971년 아폴로 14호가 가져온 달의 흙과 유사한 달 토양 모사체를 만들고, 이 모사체에서 식물이 흡수하지 못하는 불용성 인을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꿔주는 5가지 박테리아를 배양했다.
이어 박테리아 배양 기간을 다르게 조절한 달 토양 모사체에서의 인 증가량을 조사하고, 각 모사체에 담배를 심어 성장 과정을 비교했다.
그 결과 바실루스 무실라기노수스로 처리한 후 달 토양 모사체에서는 10일 이내에 용해성 인의 양이 214% 증가했고, B. 메가테리움(B. megaterium)으로 처리한 모사체는 21일 안에 234%, 수도모나스 플로오레센스(P. fluorescens P)로 처리한 모사체는 21일 이내에 2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박테리아로 처리한 달 토양 모사체에 담배 씨앗을 심어 18일간 재배한 결과 식물체의 엽록소 함량이 살균된 달 토양 모사체에서 24일 동안 재배된 식물체보다 104%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 가지 박테리아로 18일 동안 처리한 달 토양 모사체에서 6일 동안 자란 담배는 살균 모사체에서 24일간 자란 담배와 비교해 줄기와 뿌리는 더 길고, 잎은 숫자도 더 많고 넓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세 가지 박테리아로 처리한 달 모사 토양이 식물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달 기지 건설 등 우주탐사에서 이들 박테리아를 이용해 달 토양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개선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Communications Biology, Zhencai Sun et al., ‘Phosphorus-solubilizing bacteria improve the growth of Nicotiana benthamiana on lunar regolith simulant by dissociating insoluble inorganic phosphorus’, https://www.nature.com/articles/s42003-023-05391-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