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보다 위험한 고농도 니코틴… 유아 중독 시 응급 조치 필수
흡연 대체제로 떠오른 ‘니코틴 파우치’가 유아들 사이에서 중독 사고의 주범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네이션와이드 아동병원(Nationwide Children’s Hospital)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연구를 통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니코틴 파우치로 인한 유아 중독 사고가 7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0여 년간 발생한 134,000건 이상의 만 6세 미만 니코틴 중독 사례를 분석했으며, 대다수의 니코틴 제품 노출은 감소 추세였던 반면, 니코틴 파우치는 유일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공동저자인 나탈리 라인(Natalie Rine) 박사(중부 오하이오 중독센터 소장)는 “니코틴 파우치는 달콤한 맛과 고농도 니코틴이 결합돼 있어, 유아들이 이물질로 인식하지 못하고 삼켜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니코틴 파우치는 2014년 미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이후, 담배 잎 없이 니코틴만 추출한 제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입술과 잇몸 사이에 넣는 형태로, 흡연이나 전자담배와 달리 연기가 없고, 냄새도 나지 않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니코틴 파우치는 현재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두 번째로 많이 쓰이는 니코틴 제품이며, 2021년 이후 사용률이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작은 파우치 하나에 최대 12mg의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일반 담배 한 개비보다 많은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으며, 유아의 경우 1~2mg만 섭취해도 구토, 떨림, 혼수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 결과, 니코틴 파우치를 삼킨 유아는 다른 무연 니코틴 제품(껌, 로젠지, 액상 등)에 비해 입원율이 2배, 심각한 증상 위험도는 150% 더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체 중 1,600여 명의 아이가 심각한 증세를 보였으며, 액상 니코틴을 삼킨 두 명은 사망했다.
라인 박사는 부모 및 보호자들에게 “니코틴 파우치를 아이들 앞에서 사용하지 말고, 반드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며, “보모나 조부모 등 모든 양육자들과 안전 수칙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아가 니코틴 제품을 삼킨 것으로 의심될 경우, 즉시 미국 중독관리센터(1-800-222-1222)에 연락해 전문 상담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