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의 도전 끝에 매킬로이가 ‘명인 열전’ 마스터스에서 이룬 첫 우승이었다.
특히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11년 만에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매킬로이는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곳에서 우승한 걸 TV로 보면서 제 또래라면 그의 뒤를 잇고 싶은 꿈을 가졌을 것”이라며 “선수 생활을 하며 ‘이 멋진 옷(우승자에게 주는 그린 재킷)을 입을 수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결국 해냈다. 골프 인생에서 단연 최고의 날”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마지막 메이저 대회 우승한) 2014년 8월 이후 늘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다. 단순히 다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아니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과제가 있었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그린 재킷을 입는 걸 지켜보는 게 쉽지 않았지만, 매년 이 대회를 긍정적으로 맞이하려고 했다”고 되짚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는 ‘가장 긴장된 날’이었다고 매킬로이는 털어놨다.
“1번 홀을 시작할 때 상상하는 모든 감정이 다 있었고, 속이 꽉 막힌 듯 입맛도 없었다. 다리가 휘청이는 느낌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여러 차례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고 마침내 마스터스 우승 트로피를 갖게 된 건 “매년 오거스타에서 쌓인 경험으로 필요한 샷을 더 편안하게 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매킬로이는 전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이 대회에서는 어프로치샷이 뛰어난 선수가 결국 우승하더라”라면서 “이번 주 어프로치 플레이가 꽤 좋았고, 마지막 몇 홀에서도 잘 드러난 것 같다”고 자평했다.
매킬로이는 이날 ‘최고의 샷’으로는 3번 홀(파4)의 두 번째 샷을 꼽았다. 1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써내며 흔들린 매킬로이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바꿨다.
매킬로이는 “오르막 경사를 넘겨야 하는 어려운 두 번째 샷을 남겼는데 정확히 판단해 버디로 연결했다”면서 “초반이긴 했지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고 짚었다.
연장전 승리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후 그대로 18번 홀 그린에 무릎을 꿇고 한참을 오열했던 매킬로이는 ‘안도’의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적어도 11년, 아니면 14년간 쌓인 감정의 분출이었다”는 것이다.
매킬로이가 말한 ’14년’은 이전까지 그가 마스터스 우승에 가장 가까웠던 2011년 이후 현재까지 기간을 의미한다.
2011년 마스터스에서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4타 앞선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라운드 후반 난조에 빠지며 80타에 머물러 공동 15위로 떨어진 쓰라린 경험을 했다.
매킬로이는 ‘그 해의 일요일로 돌아가 자신의 모습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그 길을 계속 가. 믿음을 잃지 마”라고 답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든 소년, 소녀에게도 말하고 싶다. 자신의 꿈을 믿고, 계속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라고 덧붙였다.
이어 매킬로이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선 것, 실망에 굴복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에 스스로 자랑스럽다”면서 “저는 낙관주의자이고, 그걸 증명한 하루”라고 덧붙였다.
그 11년 사이 매킬로이는 우즈나 잭 니클라우스(미국)나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대선배들에게서 ‘너도 언젠가는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거야’라는 말을 들으며 마음고생했다고도 고백했다.
“영광이지만 감당하기 버거웠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런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며 웃은 그는 “매년 마스터스 주간의 ‘소음’과 기대에 익숙해졌고, 이제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는 것 같다”며 마음의 짐을 내려놨다.
이어 매킬로이는 “이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앞으로는 매년 이곳에 돌아오는 것이 좀 더 자유로운 마음이 될 것 같아 기쁘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오거스타에 돌아올 내년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