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내려왔습니다.
내일 (3월 3일 금) 부산 온누리교회 (담임, 박성수목사)에서 금요 저녁 특별집회 때 설교를 하고 주일 (3월 5일)에는 부산제일감리교회 (담임, 정찬석목사)에서 설교를 하고, 아내도 오후 예배 (오후 1시 30분) 말씀을 전하게 됩니다.
부산은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감리교신학대학교에 가기까지 살았던 고향입니다. 그리고 1990년부터 10년 간 부산제일감리교회 담임목사로 목회를 하였던 곳입니다.
1999년 말 안산 광림교회 담임목사로 청빙이 왔을 때, 한달 동안의 기도 기간을 거쳐 전 교인이 안디옥 교회에서 사도 바울을 파송하듯, 한국 교회를 위한 선교사로 파송하는 마음으로 저를 안산광림교회로 보내주셨던 교회입니다.
이제 은퇴하는 저를 축복해 주시겠고 초청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부산제일교회에서의 10년 목회 기간은 제 목회의 영적 기초가 형성된 기간이었습니다.
감리교회로서는 부산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교회인데도 34살의 젊은 목사를 장로님들을 비롯하여 온 교인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위해주시고 도와주시고 따라 주셨습니다.
당시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십자가 복음’의 영광에 사로잡혔던 저는 부산에서 목회하는 동안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복음’을 증거하고 또 그렇게 교인들을 제자로 세워갔습니다.
부산을 떠난 후 지금까지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따라 살지 않고 ‘주어진 일’에 충성하며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유혹과 충동이 너무나 많았지만 부산에서 목회하면서 교인들에게 전했던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을 저 자신이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 때문이었습니다.
지나고 보니 주님께서 저를 큰 함정에서 건져주신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기 원하지만 그러면 반드시 인생을 실패하게 됩니다.
복된 삶을 사는 지혜는 ‘주어진 일’에 충성하는 것입니다.
기도도 사역도, 하나님께서 주신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영생을 구하였던 부자 청년에게 예수님은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주님을 따르라 그리하면 하늘에 보화가 있으리라”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좀 과한 말씀 같이 여겨집니다.
그러나 지금 그 부자는 어떻게 지낼까요?
길어야 몇 십 년, 그 재산을 소유하였던 것이 지금 무슨 유익이고 무슨 기쁨일까요?
얼마나 후회가 되고 고통스러울까요?
부산을 떠나, 25년 더 목회를 하고 이제 은퇴하는 목사가 되어 다시 부산제일교회를 찾아가면서 ‘나는 교인들에게 설교한대로 살았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번 주일, 부산제일교회 교인들 앞에 설 때, 부끄럽고 아쉬움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하고 싶은대로’ 살지 않고, 나는 죽고 예수로 살려 애썼음을 보고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