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왕복 6시간 안 가도”…말라위에 깨끗한 물 ‘콸콸’

말라위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 설명하는 김점배 아중동총연 회장

아프리카·중동 한인회, 보건소·초등학교에 ‘평화의 샘물’ 전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프리카 말라위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돕는 한인들의 특별한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김점배)는 지난 17일 말라위 릴롱궤의 시치초등학교(5호)와 음세체보건소(6호)에서 ‘평화의 샘물’ 전달식과 나무 심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2024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구매력 평가지수(PPP)를 반영한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말라위가 1천712 달러이고 한국(5만9천330 달러)은 말라위의 35배 수준이다.

아프리카·중동 거주 한인들이 2017년 12월 아프리카 오지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선물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평화의 샘물’은 아중동총연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탄자니아 등 8개국, 20개 지역의 식수난 해결에 도움을 줬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해 중단됐다가 6년 만에 재개됐다.

시치초등학교에서 열린 전달식에는 아중동총연의 김점배 회장(전 오만한인회장)과 임호성 수석부회장(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한인회장), 조용덕 홍보부위원장 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추진위원장(전 말라위한인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식품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정종완 판아시아 회장, 황하수 말라위 대양누가병원 부원장, 김장수 보츠와나한인회장 등도 함께했다. 오스트리아한인회장을 지낸 정 회장은 지난해 시치유치원을 건립해 기증한 후 다시 말라위를 찾았다.

말라위 측에서는 림바니 카코메 릴롱궤 링가지 로터리클럽 대표, 음텐데 시치초등학교장, 치쿠세 시치유치원장, 시치마을 이장 등을 비롯해 1천여명이 모여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점배 회장은 기념사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며 “과일나무 묘목을 기증함으로써 주민들의 영양 공급 및 수익 창출 등의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라위를 관할하는 박재경 주짐바브웨 한국대사는 서면 축사를 통해 “평화의 샘물 사업과 더불어 개최된 나무 심기 행사는 기후 위기와 재난, 회복력 증진에 대한 말라위 주민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세체보건소에서 열린 행사에도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5세 이하 아동과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보건소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지원으로 세워졌고 대양누가병원과 아프리카미래재단에 의해 운영된다.

이곳에는 지상 8m 높이의 기존 2톤 물탱크 옆에 5톤 물탱크가 설치됐다. 전기로 가동되는 샘물 펌프가 물탱크에 물을 채우면 수압을 이용해 수도꼭지로 물이 나온다.

수도꼭지를 여는 순간 맑고 시원한 물을 마시려는 주민 수백명이 한꺼번에 수돗가 주변에 몰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주민 알리시아 캄피라(24) 씨는 “마실 물을 구하려고 40L들이 물통을 머리에 인 채 매일 왕복 6시간 거리의 인근 마을에 다녀와야 했다”며 “이제 더는 고생하지 않아도 돼 기쁘다”고 말했다.

두 곳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아프리카·중동 거주 한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 1만 달러(약 1천400만원)가 쓰였다.

행사를 총괄한 조용덕 위원장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부분이 주목할 만하다”며 “이들은 나무 구덩이를 파고 퇴비를 준비하며 주인 의식을 키웠다. 무조건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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