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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문화

“이민 이야기로 다문화 공생 지향” 美 이진영 감독

by Newswave25
5월 25, 2026
in 문화, 미디어
Reading Time: 1 min read

한인사 담은 ‘무지개나라의 유산”하와이 연가’로 국제영화제 수상

“뿌리 자긍심 고취…현지인은 한인 커뮤니티 이해하는 계기 돼”

“민족주의보다 공동체 연결 중요”…한인·일본인 이민 경험 다큐 추진

‘리버티 국제영화제 최우수 신인감독상 수상, 제41회·43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덴마크 국제영화제 초청, 미 공영 방송 PBS 방영, 포르투갈 국제영화제·베를린 한국독립영화제 공식 초청, 한국 극장 전국 개봉,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출시…

재미동포 이진영 감독이 하와이 한인 이민사를 다룬 다큐 영화 ‘무지개 나라의 유산’과 ‘하와이 연가’ 두편으로 일궈낸 성과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XR갤러리에서 열리는 기획전에서 두 작품 및 가상현실(VR)로 만든 ‘무지개 나라의 이야기’ 상영을 위해 방한한 이 감독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후손들에게 자기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은 정체성을 세우는 첫 출발”이라며 “이민 커뮤니티의 뿌리와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주류사회가 다문화 공생으로 나아가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와 영상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하와이로 이주했다. 이후 한국일보 하와이 기자, 하와이 한인 앵커로 10년 넘게 언론인으로 활동하다 2012년 비영리 영화사 나우프로덕션필름을 설립하고 영화제작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언론인 시절 하와이에서 미주 최초 한국계 시장인 해리 김, 최초의 대법원장인 문대양,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의 대부라 불리던 기업가 김창원 등을 인터뷰하면서 121년 전 이 땅을 처음 밟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채 사라져 가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이 감독은 “언론인으로 수많은 이야기를 전했지만, 어느 순간 짧은 뉴스 형식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그게 다큐멘터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소개했다.

첫 다큐멘터리로 2021년에 선보인 ‘무지개나라의 유산’은 6부작으로 해리김, 문대양 등 하와이 한인 이민 역사 120년을 6명의 직계 후손의 목소리로 조명했다.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받았고, 국내에서도 상영이 된 이 작품은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의 국가기록물로도 선정됐다.

이 감독은 “기증식에서 국가기록원이 ‘1903년 하와이에 이민한 한인들의 삶과 독립운동에 대한 강렬한 시각적 기록’이라고 평가해 주었을 때 큰 감동과 함께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고 기뻐했다.

그는 “하와이로 건너와 사탕수수밭에서 고된 일을 하면서도 독립운동에 헌신했으나 끝내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떠난 이민 선조들의 이야기가 100년을 넘어 고향 땅에 돌아가게 됐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돌아봤다.

자신감이 생긴 그는 두 번째 작품 ‘하와이 연가’를 2022년에 선보였다.

세편의 이야기로 구성된 옴니버스 음악 영화로 하와이 이민사를 세계적 한인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와이 슬랙키 기타의 전설 케올라 비머, 배우 예수정 등과 함께 담아냈다.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2부 ‘할머니의 놋그릇’에서 1912년 ‘사진 신부’로 하와이에 건너온 실존 인물 임옥순 할머니의 삶을 그려 주목받았다.

이 감독은 “많은 관객이 할머니의 이야기에 눈물을 흘렸다”며 “한국과 하와이, 과거와 현재, 이민자들의 경험과 그 후손들이 살아가는 오늘 사이를 이어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영화는 지난 7일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해 특별 상영됐다.

상영회에 참여한 강경화 주미 대사는 “미주 한인 이민의 출발점에 관한 영화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다”며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우리의 역사를 기록해준 이진영 감독과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3번째 작품 제작에 도전하고 있다. 120년 전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시작된 한국계와 일본계 두 가문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하와이에서 활동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의 손녀이자 하와이 최초의 한인 여성 판사와 하와이 전역에 체인점을 둔 기업 회장이자 사회사업가가 된 일본계 후손의 목소리를 담을 계획이다.

이 감독은 “디아스포라의 경험은 민족을 가리지 않는다”며 “서로 다른 민족의 이야기가 나란히 놓을 때 더 많은 관객이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국의 이야기지만 한국에만 머물지 않는 이야기를 지향한다며 이번 영화에도 음악의 힘을 빌릴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 감독은 동포사회가 뿌리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단지 ‘배울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안타까웠다.

그는 “워싱턴 의회도서관 상영회 때 어느 동포 대학생이 ‘학창 시절 아시아 역사를 배울 때 중국의 철도 노동이나 일본의 강제수용소 이야기만 다뤄질 뿐, 한국인의 역사는 배울 기회가 없었다’는 이야기에 가슴 아팠다”며 “뉴욕한인청년회에서 상영할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뿌리를 만나고, 상영이 끝난 후 자기 할머니 이야기를 하며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며 이 감독은 “한인 후손들이 정체성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컸는지 실감했다”고 밝혔다.

선조들이 사탕수수밭에서 피땀 흘려 일구고 독립자금까지 보태며 ‘당당하게 지분을 지켜낸 땅’임을 깨달을 때 후손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이 땅의 주인’으로서 당당한 자존감과 정체성이 세워질 수 있다는 걸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면서 확신했다.

이 감독은 “선조들의 독립자금 지원은 한국인에게는 뭉클한 역사지만 미국 교실에서는 와 닿지 않을 이야기”라며 “연결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영화가 민족주의만을 지향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서 향후 한국계 이민자들이 이 사회에 기여한 서사들을 더 많이 발굴해 보여주어야겠다는 책임감도 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선조들이 겪는 고난과 극복의 서사는 결국 국경을 초월한 인류 보편적인 사랑과 이타심의 이야기”라며 “뿌리 의식을 통해 스스로를 깊이 사랑하게 될 때, 다른 이민자들의 아픔까지 포용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한 기간 이 감독은 KF의 행사 참여를 비롯해 오는 9월 25∼28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2026 하와이 한국독립영화제 ‘Intimate Korea’의 홍보와 협력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영화제를 공동 주최하는 호놀룰루미술관에서 게스트 프로그래머로 제안받자 차기작 제작 중임에도 한국 문화를 알릴 좋은 기회라고 판단해 수락했다.

그는 “하와이는 한국문화원이 없는 지역이라 이런 역할을 대신할 구조가 많지 않다”며 “한국독립영화협회, CJ문화재단 등의 추천을 받아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까지 한미 양국의 중고교·대학교·공공기관에서 100회 이상의 영화 상영회와 강연을 해온 그는 이번 방한 기간 세종시, 광주광역시, 창원시와 해군 교육사령부 등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상연과 강연회를 연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묻자 이 감독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연출도, 제작도, 각본도 아니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이 정신이야말로 이민 선조들을 대표하는 철학”이라며 “하와이에서 시작한 이 기록이 개인을 넘어 공동체와 세대를 연결하는 언어가 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실감하고 있어서 이 방식대로 계속 이야기와 서사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Tags: 이민사이진영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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