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명령 시행 길 열렸지만 합법성 판단은 유보
선거 당국 “변경 시간 부족, 기존 절차대로 진행”
미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관련 행정명령 시행에 일부 길을 열어줬지만, 각 주 선거 당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우편투표 절차에는 당장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24일 트럼프 대통령의 우편투표 관련 행정명령을 둘러싼 소송에서 23개 주와 워싱턴DC가 행정명령 시행을 막기 위해 제기한 법적 대응이 현 단계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자체가 합법적인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행정부가 실제 정책 시행에 나설 경우 추가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는 국토안보부(DHS)를 통해 미국 시민권자인 유권자 명단을 구축하고, 해당 정보를 우편투표 과정에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우편투표 용지 형식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그러나 연방우정국(USPS)과 관련된 일부 조치에는 별도의 전국적 법원 금지 명령이 유지되고 있어 이번 대법원 결정만으로 우편투표 방식이 즉시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
각 주 선거 당국도 11월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투표용지와 봉투 제작, 우편 발송 시스템, 선거관리 절차 등을 대폭 변경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편투표를 중심으로 선거를 운영해온 오리건주는 기존 방식대로 선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토비아스 리드 오리건주 국무장관은 “우리 선거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진행될 것”이라며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절차 변경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네소타주 역시 유권자들에게 기존 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안내했다. 스티브 사이먼 미네소타주 국무장관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편투표를 원하는 유권자들은 계속해서 이를 안전한 투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하와이, 네바다, 오리건, 유타, 버몬트, 워싱턴주 등 8개 주와 워싱턴DC에서는 등록 유권자에게 투표용지를 자동으로 우편 발송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29개 주에서도 별도의 사유 없이 우편투표를 신청할 수 있다.
애리조나주의 에이드리언 폰테스 국무장관도 선거 운영 권한은 주 정부에 있어야 한다며 연방정부의 유권자 데이터 정확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우편투표를 이용하는 유권자들에게 이번 판결로 투표 계획을 변경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정명령이 선거 보안을 강화하고 미국 시민만 선거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소송에 참여한 주들은 대통령이 주 정부의 선거 운영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번 대법원 결정이 행정명령의 위법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아닌 만큼 우편투표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각 주 선거 당국은 현재로서는 11월 중간선거가 기존 주법과 우편투표 절차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윤수영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