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잠비아서 탄저병 인간감염 의심 사례 대규모 발생”

세계보건기구(WHO) 본부 청사[연합뉴스 자료 사진]

올해 5∼11월 684건 보고…”주변국 확산 우려”

남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인 탄저병 의심 환자가 600명 넘게 나왔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WH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잠비아에서 지난 5월 탄저병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 보고된 이후 지난 11월 20일까지 사망자 4명을 포함해 탄저병 감염 의심 사례 684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탄저병 인간 감염은의심 사례는 잠비아 남부 시나종웨 지역에서 보고된 이후 10개 주(州) 가운데 9개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됐다. 잠비아에서는 2011년 의심 사례 511건이 나온 이후 12년 만에 감염 의심 환자가 대규모로 나왔다고 WHO는 설명했다.

탄저병은 인간과 동물이 모두 걸릴 수 있는 전염성 질환으로 치명률이 5∼20%에 달한다. 소와 양, 염소 등 반추 동물이 탄저균에 감염되고, 이 동물들을 사람이 접촉했을 때 전염된다.

피부 가려움증에서 검은 피부 궤양으로 발전하는 피부 탄저병이 감염자의 흔한 증상이다. 식중독과 유사한 초기 증상을 보이며 복통과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위장 탄저병도 있다. 폐에 발생하는 탄저병은 감기 증세를 보이다 호흡곤란과 쇼크로 빠르게 진행되기도 한다.

감염 초기 24∼48시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비교적 손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 방치하면 치명률이 올라간다.

WHO는 잠비아와 그 주변국은 동물과 사람의 이동이 빈번한 만큼 앙골라와 보츠와나, 콩고민주공화국, 말라위 등 잠비아 인접국도 감염 확산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동물 사체가 매장 등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강물 등을 따라 떠내려가면 주변국 확산 위험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잠비아에서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지원으로 가축 탄저병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육류 검사와 야생동물 모니터링도 진행 중이다.

WHO는 “인간 감염이 의심될 경우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탄저균에 잠재적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예방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탄저병 발병국을 방문하는 해외 여행객은 동물성 제품이나 기념품 반입에 관한 규정을 숙지해야 하며 발병 지역 부근에서 동물이 예기치 않게 사망한 사례를 발견했다면 당국에 신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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