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H 지원 연구서 K-9 효과 확인…
이미 손상된 신경 기능 회복 가능성 주목
HIV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를 변형한 실험용 신약이 다발성경화증(MS)으로 인한 시력 저하와 마비 증상을 되돌릴 가능성을 보여 주목받고 있다.
미 국립보건원(NIH)은 23일 버지니아대(UVA) 연구팀이 실험용 약물 ‘카무부딘-9’을 다발성경화증과 유사한 증상을 가진 동물 모델에 투여한 결과, 이미 발생한 시력 손상과 마비 증상이 회복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나타난 신경학적 손상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MS 치료제는 면역계의 공격과 염증을 억제해 새로운 재발이나 추가 손상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K-9은 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염증 반응 체계인 ‘인플라마좀’의 활성화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했다. 이를 통해 신경 섬유와 이를 둘러싼 보호막인 미엘린의 손상을 줄이고 신경 기능 회복을 촉진한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연구진은 동물실험과 함께 미국 내 300만 명 이상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HIV나 B형간염 치료를 위해 NRTI(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 계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MS 진단과 재발이 적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K-9은 이 NRTI 계열 약물의 특성을 활용해 개발된 변형 약물이다. 다만 이 분석은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NRTI가 MS 위험이나 재발을 직접 낮춘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마이클 치앙 NIH 국립안연구소(NEI) 소장은 동물실험에서 MS의 심각한 합병증 일부가 회복됐다는 점과 K-9의 안전성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발전시킬 만한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평가했다.
K-9은 이미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안과 질환을 대상으로 사람에게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하는 초기 임상시험이 진행돼 왔다. 연구진은 앞으로 MS를 비롯해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등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서도 K-9의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다발성경화증(MS)은 뇌와 척수의 신경을 보호하는 미엘린이 손상돼 시력 저하, 근력 약화, 보행 장애 등이 나타나는 만성 신경질환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동물실험 단계로, K-9의 실제 환자 치료 효과는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출처: 미국 국립보건원(NIH), 미국 다발성경화증협회(NM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