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 투어 예매에 24만명 몰려…앨범은 3일 만 67만장 판매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지난 25일 발표한 정규 3집 ‘위버멘쉬'(Ubermensch)가 가요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타이틀곡 ‘투 배드'(TOO BAD)로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고, 다음 달 열리는 단독 콘서트는 양일 6만4천석 전석이 순식간에 매진됐다.
음악 전문가들은 지드래곤이 이번 신보로 긴 ‘침묵’을 끝내고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면서도 전작과 비교해 음악의 가사와 멜로디는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다.
◇ 타이틀곡 공개 1시간 만에 1위 직행…수록곡도 차트 상위권
지드래곤의 ‘투 배드’는 지난 25일 오후 2시 공개 이후 1시간 만에 멜론 ‘톱 100’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선공개곡 ‘홈 스위트 홈'(HOME SWEET HOME)과 ‘파워'(PO₩ER)를 포함한 수록곡 8곡은 같은 차트 15위 내에 안착했다.
멜론에 따르면 2021년 8월 멜론 ‘톱 100’ 차트 개편 이후 발매 1시간 만에 앨범 전곡(8곡 이상 기준)이 15위 안에 든 것은 지드래곤이 처음이다.
발매 3일이 지난 28일 오후 3시 현재도 지드래곤은 멜론 ‘톱 100’ 차트에서 ‘투 배드’ 1위를 비롯해 ‘홈 스위트 홈’ 2위, ‘테이크 미'(TAKE ME) 5위, ‘파워’ 12위, ‘드라마'(DRAMA) 13위 등 차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그는 실물 음반에서도 강세를 보여 3집을 발매 이후 3일간 67만장 이상(한터차트 기준) 팔아치워 자신의 발매 첫 주 판매량 기록을 일찌감치 경신했다.
지드래곤의 기세는 음원·음반뿐만 아니라 공연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그가 다음 달 29∼3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여는 월드투어 한국 공연 티켓은 지난 26일 선예매와 27일 일반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모두 팔렸다. 양일간 총 6만4천석에 달하는 규모다.
지드래곤이 8년 만에 여는 월드투어인 만큼, 전날 진행된 일반 예매는 동시 접속자 24만명이 몰릴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전날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해 ‘투 배드’와 ‘드라마’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활발한 활동의 신호탄을 쐈다.
◇ 전문가 “GD 이름 자체가 명품 브랜드…가사·멜로디는 아쉬워”
3집 ‘위버멘쉬’는 지드래곤이 니체의 ‘초인’을 콘셉트로 자기 자신을 넘어선 단단한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은 앨범이다.
지드래곤이 앨범 콘셉트를 비롯해 전 트랙의 프로듀싱과 각 트랙의 세부 구성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공을 들였다.
미국 싱어송라이터이자 드러머인 앤더슨 팩과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가 각각 ‘투 배드’와 ‘테이크 미’에 피처링과 기타 솔로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지드래곤이 2017년 히트곡 ‘무제’가 수록된 두 번째 미니앨범 ‘권지용’ 이후 8년 만의 컴백인데도 3집의 흥행으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고 평가했다.
또 타이틀곡 가사가 영어이고 해외 유명 스타들이 앨범에 참여한 점 등으로 미뤄 해외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내놨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드래곤이란 이름 자체가 이미 하나의 ‘명품 브랜드’처럼 된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게 나오면 다들 주목하고 소비하는 듯하다”며 “(‘투 배드’에서) 앤더슨 팩이 만들어내는 흐름이 상당히 중독성 있고 재치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라드 ‘드라마’에도 주목했다. 이 노래는 에어로스미스와 셀린 디옹의 노래를 만든 유명 작곡가 다이안 워렌이 단독으로 작곡해 지드래곤에게 준 곡이다.
임 평론가는 이 노래에 대해 “지드래곤이 특유의 음색과 곡 중후반부 로봇 음성 같은 사운드로 20세기 유명 팝 발라드 작곡가의 곡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만든 점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그러나 3집 곡들이 과거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 ‘크레용’, ‘무제’ 등 지드래곤의 숱한 히트곡과 비교했을 때 멜로디와 가사의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니체의 ‘초인’에서 따 온 음반 콘셉트가 앨범의 주를 이루는 사랑 노래들과 잘 연결되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투 배드’의 ‘살짝쿵 손만 잡고 짝짝꿍 볼 맞장구 / 게슴츠르레, 가즘(G’azm) 오르게’나 ‘MBTI가 섹시 타이프(SEXY TYPE)하니 내 색시나 해’ 등의 가사를 두고 아쉽다는 말이 나왔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8년 만에 낸 앨범이고, 그 사이에 개인적인 역경도 겪었고, 특히나 앨범 제목이 ‘위버멘쉬’라면 노래에 대한 여러 기대가 있었을 법한데 거기에 부합하는 앨범은 아닌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그리 감각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가사에 메시지나 잘 만들어진 ‘워드 플레이'(Word Play·말놀이)가 있다면 감탄할 텐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면서도 “오랜만의 공백을 깨고 성공적으로 컴백했다는 의미는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