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틴·혈압약·항우울제 복용자 주의…주스 한 잔도 최대 72시간 영향
무더운 여름철 자몽을 넣은 주스와 스무디, 칵테일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몽이 일부 처방약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약물의 부작용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일리노이주의 의사이자 스탠퍼드대학교 피부과 임상연구원인 니콜 제임스 박사는 “자몽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건강한 과일이지만, 특정 약물을 복용 중인 사람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자몽을 자주 섭취한다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자몽은 팔로마, 그레이하운드, 마가리타, 씨브리즈등 여름철 인기 칵테일과 각종 과일주스, 스무디에 자주 사용되는 재료다.
전문가에 따르면 자몽에는 푸라노쿠마린과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약물을 분해하는 효소인 CYP3A4(시토크롬 P450 3A4)의 작용을 억제해 약물이 정상적으로 분해되지 못한 채 혈액으로 흡수되도록 만든다.
그 결과 혈중 약물 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높아져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 농도가 높아지면서 근육통이나 근육 손상, 심할 경우 횡문근융해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또한 암로디핀 등 일부 혈압약은 저혈압과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미다졸람과 같은 진정제는 과도한 졸음이나 호흡 저하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세르트랄린 등 일부 항우울제 역시 자몽과 함께 섭취하지 않도록 권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많은 양을 먹어야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박사는 “자몽 한 개 또는 자몽주스 200mL 정도만 섭취해도 약물 농도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증가할 수 있으며, 자몽이 효소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최대 72시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혼합 과일주스나 스무디, 칵테일에 자몽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관련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자몽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자몽을 다량 섭취한 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추가 섭취를 중단하고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자몽 외에도 일부 식품이 약물 효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액응고 억제제 와파린을 복용하는 사람은 비타민 K가 풍부한 녹색 잎채소와 크랜베리 주스 섭취에 주의해야 하며, 우유 등 유제품은 시프로플록사신 등 일부 항생제와 골다공증 치료제의 흡수를 방해해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처방약을 복용 중이라면 식습관을 크게 바꾸기 전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며, 특히 건강식으로 알려진 식품이라도 약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