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회, 정적 기소·반대파 탄압·의회 패싱 등 지적
미국의 대표적 진보 성향 신문인 뉴욕타임스(NYT)의 논설위원회(Editorial Board)가 31일 ‘우리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잃고 있는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논평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이 민주주의와 독재를 구분 짓는 12개 지표에서 모두 퇴보했다고 지적했다.
NYT 논설위원회(이하 논설위)는 첫번째 지표로 ‘권위주의자가 반대파와 견해 표명(반대의견 표명)을 질식시키는지 여부’를 들면서 “트럼프(대통령)는 이미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 근거로 논설위는 강경 우파 청년 활동가였던 고(故) 찰리 커크 암살 사건 후 사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비판한 지미 키멀의 토크쇼가 중단되도록 트럼프 행정부가 압력을 행사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서 자신들과 다른 견해를 가진 외국 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논설위는 ‘권위주의자가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는지’를 두번째 지표로 거론하면서 “트럼프는 그렇게 해왔다”고 지적했고, 세번째 지표로 ‘권위주의자가 입법부를 건너뛰는지’를 거론하며 “트럼프는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논설위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힌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있은 후 그가 임명한 인사에 의해 기소된 일을 ‘정치적 반대자 탄압’의 사례로 열거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도서관과 과학 연구 등에 대해 의회가 승인한 재정 지원을 보류한 사실과, 의회 동의 없이 연방 교육부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해체에 나선 일 등을 ‘의회 건너뛰기’ 사례로 적시했다.
이와 함께 논설위는 ‘국내 통제를 위해 군을 동원하는지’와 ‘법원을 거역하는지’를 지표로 꼽으면서 각각 “트럼프는 그렇게 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 DC와 로스앤젤레스 등의 치안에 주(州) 방위군을 동원한 일 등을 지적한 것이었다.
아울러 ‘잘못된 구실로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지’, ‘사회 주변부 집단을 비난하는지’에서 각각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해왔다고 논설위는 지적했다.
또 ‘정보 및 언론사 통제’, ‘대학에 대한 장악 시도’, ‘권력 유지를 위한 법률 농단’ 등을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했고, ‘과도한 개인숭배 조장’과 ‘사적 이익을 위한 권력 사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해왔다고 논설위는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NYT 논설위는 “충격적이게도 미국은 이 12개 지표 모두에서 정도는 다르지만 퇴보했다”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러시아, 중국 같은 진정한 독재에 근접한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민주주의에서 물러나기 시작하면 계속 그 길로 진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