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9월 인하’ 기대 꺾지 않되
내달 고용·인플레 지표 강조할 것으로 예상”
8월 고용 보고서도 주목
시장이 9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있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공개연설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파월 의장이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중앙은행장들의 연례 모임인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경제 전망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 국채 시장이 다음 달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사실상 확실시하고,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의 연설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연준 인사들 간에 내달 금리 결정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최대 과제는 통화정책에 대해 비교적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일 것이라고 짚었다.
국채 시장은 고용 시장 악화가 파월 의장이 좀 더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어조를 띨 문을 열었다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예상 밖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7월 고용 보고서의 악화한 수치들이 금리 인하 기대를 끌어올린 뒤 이달 들어 미 국채 금리는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2년 만기 국채의 금리 하락이 가장 가파른 곡선을 그리면서 최근 몇 달 새 최저치를 약간 웃도는 3.75% 언저리에서 움직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일단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베팅을 뒤집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이 다음 달 17일 금리 결정은 고용 시장이 식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통제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줄 보고서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채권 담당 켈시 베로는 채권 시장의 가격 동향이 추세 이하의 연착륙 환경과 여전히 일치한다며 “그들(연준)이 시장 기대를 거스를 큰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잭슨홀 회의 이후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내달 5일 발표될 8월 고용 보고서가 될 전망이다.
고용 지표가 여전히 나쁘다면 9월 금리 인하를 확정 짓게 될 것이고, 심지어 충격적인 ‘빅 컷'(0.5% 인하)의 신호를 발신할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투자자문사 어메리벤 시큐리티의 그레고리 패러넬로는 “결국 고용 보고서가 관건이 되리라는 게 우리의 감”이라며 “고용 지표가 약하면 우린 0.25% 인하를 반영할 것이고 파월이 이에 맞설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FT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준 이사로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점에 파월 의장이 안도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자가 이번 회의를 짙게 뒤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압박에도 금리 동결을 고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파월 의장을 해임하겠다는 위협까지 했지만 이제는 한발 물러나서 차기 연준 의장의 조기 임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최근 “9월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일련의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파월 의장을 향한 압박에 가세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전망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온 상황에서 연준이 9월 빅 컷을 단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자산운용사 콜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 알-후세이니는 “선제적인 공격적 금리 인하에 나서려면 연준은 인플레가 상승할 위험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20일에는 금리 결정을 둘러싼 연준 내 기류를 좀 더 잘 보여주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