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임시현(한국체대)과 김우진(청주시청)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양궁의 올림픽 다관왕 역사를 이어갔다.
양궁은 한국이 압도적인 성적을 내온 종목인 만큼 다관왕의 역사도 길다.
회장사인 현대차, 그리고 실업팀을 운영하는 코오롱 등 여러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꾸준한 지원 속에 어느 나라보다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한 한국 양궁은 자연스럽게 단체전에서 막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여자 단체전에서는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파리 대회까지 한 번도 안 빼놓고 10연패를 달성하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여자 단체전을 축으로 여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한 선수가 2관왕에 오르는 그림을 한국 양궁은 8차례나 반복해서 그려왔다.
한국 양궁 최초의 다관왕은 ‘원조 신궁’ 김수녕이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여자 개인전,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김수녕은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92년 바르셀로나, 2000년 시드니 대회(이상 여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 1개씩을 수확해 총 4개의 금메달을 수집하고 은퇴했다.
김수녕에 이어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조윤정이,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김경욱이 2관왕의 배턴을 이어받았다.
시드니 대회에서는는 윤미진,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박성현이 2관왕에 올랐다.
중국의 개최국 텃세가 유독 심했던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잠시 끊겼던 여자 개인·단체전 2관왕 계보는 2012년 런던 대회 기보배로 다시 시작돼 2016년 리우 대회 장혜진으로 이어졌다.
리우 대회에서는 구본찬(현대제철)이 남자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첫 남자 2관왕에 올랐다.
혼성 단체전(혼성전)이 도입된 2021년 도쿄 대회부터 한국 양궁의 금빛 계보는 더 화려해졌다.
안산(광주은행)이 김제덕(예천군청)과 함께 사상 첫 혼성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고 여자 개인전과 여자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수확하며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으로 우뚝 섰다.
김제덕은 남자 단체전에서도 우승하며 두 번째 남자 2관왕이 됐다.
이제 임시현과 김우진이 올림픽 다관왕 대열에 합류했다.
각각 남·녀 단체전에서 동료들과 금메달을 합작한 이들은 이날 열린 혼성전에서 환상의 호흡을 뽐내며 두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이제 임시현과 김우진은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이들을 포함해 한국 선수 6명 모두가 개인전 16강에 올라가 있다.
임시현은 이미 국제 종합대회 3관왕 경험이 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출전한 모든 종목 금메달을 수확하며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파리에서 ‘어게인 항저우’를 외치는 임시현이다. 3일 마무리되는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 하나만 더 추가하면 안산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 양궁 3관왕 타이틀을 거머쥔다.
김우진은 4일 끝나는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면 남자 선수로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 된다.
김우진은 이날까지 올림픽에서 4개, 세계선수권에서 9개,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궁사다.
하지만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은 아직 가져보지 못했다.
첫 올림픽이던 리우 대회에서는 16강에서, 도쿄 대회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김우진은 이날 선배 김수녕, 사격의 진종오, 쇼트트랙 전이경과 더불어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4개)을 따낸 한국인 올림피언이 됐다.
남자 개인전에서도 우승하면 이 부문 단독 타이틀을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