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광으로 당뇨병 환자의 식후 혈당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대학 정신건강·심리과학 대학 응용 시각 연구센터의 미하엘 파우너 박사 연구팀은 식전에 파장 670nm(나노미터)의 적색광에 노출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뉴스 메디컬 라이프 사이언스가 22일 보도했다.
건강한 사람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15명은 파장 670nm의 적색광에 15분간 노출하고 나머지 15명은 적색광에 노출하지 않았다.
이어서 이들에게 포도당 부하 검사를 시행하고 2시간 동안 15분마다 혈당을 검사해 기록하게 했다.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는 당뇨병의 정밀 진단법으로 밤새 금식 후 혈당을 측정한 다음 포도당을 물에 녹여 마시게 하고 매시간별로 채혈, 혈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포도당 부하 검사 45분 전에 적색광에 노출된 그룹은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보다 식후 혈당이 27.7%, 식후 최고 혈당이 7.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이지만 당뇨병 환자들이 대상이 된다면 식후 혈당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 이유는 적색광 노출이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자극, 에너지 생산을 더 늘리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에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후에 증가하는 포도당을 끌어다 써 식후 혈당이 많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핵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DNA를 지니고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대사를 조절하지만, 햇빛이 미토콘드리아의 대사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가 특정 파장 대역의 광원에 노출되면 광 생물 변조(PBM)가 일어나 미토콘드리아 내막과 아데노신 삼인산(ATP)이 활성화되면서 포도당의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햇빛은 적색광과 청색광이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우리는 청색광이 지배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일반 가정과 전시 등에 사용되는 실내조명을 비롯해 TV, 자동차, 휴대전화, 전광판에 사용되는 LED에는 청색광이 대부분이고 적색광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LED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과 ATP의 생산이 줄어들게 만든다.
따라서 인체의 내부 환경은 적색광에 굶주려 있다. 청색광은 인체의 생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혈당을 교란해 장기적으로 당뇨병을 촉진하고 건강 수명을 단축한다.
1990년 이전만 해도 우리는 모두 백열전구를 사용했다. 백열전구는 햇빛처럼 적색과 청색이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인구가 노령화되고 있는 시대에 백열전구가 LED 조명으로 바뀌었으니 건강 수명이 시한폭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이 연구 결과는 독일의 과학 전문지 ‘생명광학 저널'(Journal of Biophotonics)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