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등 美 대표단, 멕시코 대통령과 협의 후 공동성명
단속 강화하고 불법 입국 원인 근절 위한 협력도 강화키로
미국과 멕시코는 28일(현지시간) 최근에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난 미국행 불법(서류미비)이민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앞서 양국은 전날 멕시코시티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을 비롯한 멕시코 대표단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등 미국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여 동안 불법 이민자 대책에 대해 협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질서 있고, 인도적이며, 정기적인 이민을 촉진한다는 현존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 일환으로 양측은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입국하는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이 자국에서 겪는 빈곤, 불평등, 민주주의 저하, 폭력 등 불법 입국 원인을 근절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는 데도 뜻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두 나라는 인신매매, 밀수, 범죄 네트워크 등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확인하고, 불법이민 통로를 대체할 합법 이민을 촉진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미국의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다카)’ 프로그램 수혜자들과, 미국에 오래 체류하고 있는 미등록 히스패닉 이민자들에 대한 합법화의 이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성명은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과 멕시코 간의 합법적인 이민과, 육로를 통한 합법적인 교류는 지장 없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미-멕시코 국경을 통한 합법적인 입국 루트는 열어둘 것이라는 데 미국 당국자들도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미-멕시코 국경을 통해 들어오는 이민자가 이달 들어 역대 최다급인 하루 1만명 수준으로 급증하자 미국의 텍사스·애리조나·캘리포니아주 등은 불법 입국 단속을 위해 정상적인 입경 루트를 통한 합법 입국 절차도 한때 중단한 바 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이번 협의가 “생산적”이었다고 소개한 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중대한 신규 법 집행 조처를 취했지만, 아직 우리는 함께 해야 할 많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워싱턴에서 내달 중 후속 고위급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한 이민자들의 불법적인 미국 유입 문제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의 중요 쟁점이자 의회의 당면 현안이 되자 미국의 대응도 바빠졌다.
앞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간 국경에서의 법 집행 강화가 시급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